시민의 휴식과 정주 공간으로 활용
10여년전 만 해도 사방이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7만여평 규모의 경기도 농업기술원, 경기농업의 산실로 그 명맥을 굳건히 이어온 농업·농촌의 보고(寶庫)다.

하지만 도시화란 거센물결에 휩쌓인 듯 지금은 전방으로 성냥갑 같은 아파트가 이미 그 옛날 전원 풍경을 잠식했고 이 시각 현재, 주변에는 아파트 개발사업이 한창이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의 현장이다.

하지만 원내 울타리를 들어서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훈훈하고 넉넉한 농심이 언제나 내방객들을 반긴다.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 이곳에는 고향의 다감함과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순수함이 항상 넘친다.
그렇기에 이곳에만 들어서면 포근하다. 도심에서 쉽게 가질 수 없는 평온과 안락함을 맛보게 한다.

사철, 계절에 맞는 과일이 영글어 가는 포장이 널따랗게 위치해 있는데다 봄이면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위에서 노니는 아이들의 소리는 봄의 합창을 만든다.

김현기 지도사는 “도시민과 학생들이 생생한 농경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이곳은 농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농업과학교육관과 시험연구포장 일부를 연중 개방, 운영하고 있어 항상 손님들로 붐빈다”고 말한다.

봄철 이때쯤이면 널따란 대지 위에 총총히 식재돼 있는 사과, 배, 복숭아 등 각종 과수나무들은 태초의 진한 액을 품어내기라도 하듯 꽃과 향기로 그윽하다. 원내 곳곳을 매우고 있는 벗꽃의 화사함도 볼 만하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는 희귀 반송들은 값을 계산하기 어렵고 테마공원으로 단장된 야외 포장 및 공원은 토종 식물들과 각종 진귀한 꽃들로 가득하다.

우선, 농경문화 박물관격인 ‘농업과학교육관’과 ‘야외전시장’은 아이들에게는 농업농촌에 대한 산교육장으로 또 가족단위 방문객에게는 편안한 나들이 휴식 장소로 제격이다.

교육관안에 들어서면 농경문화전시실 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점차 사라져 가는 경기도의 전통 농경문화 유산을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재현해 놓았다.
학생들이 손수 검색해 배울 수 있는 ‘경기도의 선사시대’ 터치 스크린은 우리 농경문화의 옛 뿌리를 후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장됐다.

또 ‘첨단과학전시실’은 현대 우리농업의 변천 과정과 새로운 농업기술, 농자재, 실물, 모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으며 특히 새로 설치된 ‘생명공학전시관’은 빨간장미가 파란장미로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능성 음료의 추출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작동모형을 통해 정리해 놓았다.
실내를 돌아본 뒤 야외로 나오면 제법 날따란 규모의 야외 전시장을 만난다.

조선시대 대표적 과학기구인 측우기, 해시계, 규표는 물론 연자방아, 디딜방아, 각종 절구류, 장독대, 정자 등이 전시돼 고풍스런 멋을 더 해 주고 있다.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전시물을 관람하고 휴식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별도로 설치했고 안내 도우까지 확보, 기분좋은 체험이 되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