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 전문가가 직접 골랐다 학교 급식 ‘가지 메뉴’ 3종 / ‘조리하면 물러지고, 보온하면 맛이 변한다.’ 급식 현장에서 가지 조리를 어려워하는 대표적인 이유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8월 25일 경기도 먹거리광장에서 수원시 초·중·고등학교 영양(교)사 50명을 대상으로 단체급식용 가지 조리법 시연회를 열었다. 이날 튀김부터 탕·오븐 요리까지 가지 메뉴 7종을 선보였으며, 셰프의 조리 시연과 참가자들의 시식·평가가 이어졌다. 그 결과 가지떡갈비, 건가지마라탕, 가지파스타 3종이 학교 급식 보급 메뉴로 최종 선정됐다. / 글. 김연진 농업연구사 |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031-8008-9293)
가지의 변신, 조리법에서 답을 찾다

경기도의 가지 재배 면적은 114ha로 전국의 17.1%를 차지하며, 생산량은 5,480톤으로 전국의 16.3%에 이른다. 하지만 생산 현장과 달리 급식 현장에서는 ‘조리하면 물러진다’, ‘대량 조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가지 메뉴 개발이 쉽지 않았다. 이번 시연회는 이 고민의 답을 조리법에서 찾은 자리였다. 건가지는 불림과 데침, 튀김을 거치며 특유의 물러짐 대신 쫄깃한 식감으로 바뀌었다. 생가지는 곱게 다지거나 뭉그러질 만큼 볶아 형태를 감추면 아이들이 낯설어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 요리가 된다. 영양(교)사들은 건가지라는 새로운 식재료를 알게 된 점이 유익했다고 말했다. 평소 급식에 내기 어려웠던 ‘가지’를 새 메뉴로 선보일 수 있겠다는 기대도 더했다.

튀김에서 탕까지, 가지의 일곱 가지 얼굴

시연 대상 메뉴는 한식 2종, 중식 3종, 양식 2종이었다. 한식 2종은 가지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도 먹을 수 있게 만든 메뉴다. ‘매실간장 건가지강정’은 건가지를 불려 데친 뒤 전분 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기고 매실간장 강정 소스에 버무려 레몬과 통깨를 뿌렸다. ‘가지떡갈비’는 다진 가지와 버섯을 소·돼지고기 반죽에 섞어 오븐에 구운 뒤 소스로 마무리했다.

중식 3종은 튀김, 볶음, 국물 요리까지 조리 방식이 다양했다. ‘가지멘보샤’는 가지 2장 사이에 새우살 소를 넣어 튀긴 뒤 칠리소스를 곁들였다. ‘어향가지’는 튀긴 가지에 다진 돼지고기와 피망을 매콤한 어향소스에 버무렸다. ‘건가지마라탕’은 버섯 다섯 종과 면류·소고기를 마라 육수에 끓여 불린 건가지를 쫄깃한 건더기로 더한 국물 메뉴다.

양식 2종은 가지가 서양 요리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가지라자냐’는 가지·토마토 미트소스·모짜렐라치즈를 세 겹으로 켜켜이 쌓아 오븐에 구워냈다. ‘가지파스타’는 껍질 벗긴 가지를 뭉그러질 만큼 볶아 소고기 라구 로제 소스에 녹인 파스타다.

영양(교)사가 선정한 가지 3종 메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지떡갈비, 건가지마라탕, 가지파스타의 공통점은 ‘가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지떡갈비는 ‘가지가 다져져 보이지 않아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먹을 것 같다’, ‘오븐에 구우니 대량 조리도 쉽다’는 반응을 얻었다. 건가지마라탕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인 마라탕에 건가지만 더하면 돼 조리 부담이 적다. 불린 건가지가 고기처럼 쫄깃한 식감을 내는 점도 살렸다. 가지파스타는 ‘로제소스가 순해 저학년도 잘 먹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지 풍미가 소스와 어우러진 점도 호평이었다.

선정된 3종 메뉴는 현장 의견을 반영해 조리법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가지떡갈비는 식용유 추가 등으로 고기 지방을 더해 퍽퍽한 식감을 개선하고, 소스는 배식 시 별도로 제공해 학교별로 간을 조절하기 쉽게 한다. 건가지마라탕은 기름기가 적은 순한 맛 소스로 바꾸어 향을 완화하고, 건가지 불림 방법을 보완해 부드러운 식감을 살릴 예정이다. 가지파스타는 가지 손질 공정을 단순화하고, 면 종류는 학교가 학생 기호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표준 레시피를 구체화해 도내 학교 급식 현장에 보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