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
양주시 ‘농부의꿈’ 이범석 대표

글. 이장희 기자|한국농어민신문 사진. 김정호

자동차 영업직에 근무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을 뒤로하고 어릴 적 꿈을 위해 농촌으로 귀농해 쌈채소 농장을 운영하며 매년 1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부자농부가 있다. 경기 양주시 남면에서 쌈채소와 오이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의꿈’ 이범석(54)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30여 종의 쌈채와 샐러드용 이색 품종의 오이를 재배하여 당일 최상의 상태인 채소만을 선별·배송해 주기 때문에 소비자 반응이 매우 뜨겁다. 오랫동안 바라던 ‘농부의 꿈’을 이루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이범석 농부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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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영업맨에서 ‘농부의꿈’을 이루기까지

이범석 대표는 고향인 충남 보령에서 농사짓는 부모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농작물 재배에 관심이 많았다. 농산물을 키우는 즐거움과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하고 싶었던 그는 ‘농부의꿈’을 이루기 위해 2008년 서울 인접 농촌 지역인 양주시로 귀농했다.

“양주시는 애호박과 부추, 오이 등이 유명해 첫 농사로 이들 품목을 재배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큰 고충을 겪었죠. 3년여의 노력 끝에 일정 수익은 올렸어도 신통치 않아 건강 채소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다양한 종류의 쌈채소와 이색 오이 품종 재배로 전환했어요.”

그의 농장은 백석읍과 남면 두 곳에 3ha(시설하우스 60동)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상추·치커리·깻잎·근대 등 일반적인 잎채소뿐만 아니라 루꼴라·레드보아·치콘·로즈·곱슬케일·비타민·레드캐피탈·청단채·곱슬겨자 등 이름도 생소한 30여 종의 다양한 쌈채소가 재배되고 있다.

이 대표는 쌈채소 소비가 계속 늘면서 모양과 색·맛이 다른 상추 종자를 구해서 심고 유럽형 쌈채소로 확대했다.

생소한 쌈채소가 눈에 띄면 시험 재배를 하고 상품성 관리도 철저히 하면서 지인과 소비자의 맛 평가를 거쳐 반응이 좋으면 생산 품목에 포함한다. 그렇게 늘어난 쌈채소가 지금은 30종이 훌쩍 넘었으며 직접 파종과 모종을 통해 고품질의 친환경 쌈채소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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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야무진 효자 품목, 미니오이

이 대표는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쌈채소를 생산, 출하하고 이어 오이 농사를 시작한다.

오이는 2월부터 4월까지 순차적으로 아주 심기를 하고 4월말부터 11월 초까지 수확한다. 오이도 일반적인 오이만 재배하지 않고 이색 품종 위주로 특화하고 있다. 그가 재배하는 오이는 세 가지로 22cm 가량의 일반 ‘백다다기’, 10∼12cm 가량의 ‘미니오이’, 17cm 안팎의 ‘미인오이’다.

특화 품종인 ‘미니오이’와 ‘미인오이’는 껍질이 연하고 잔가시가 없으며 아삭한 식감으로 샐러드·생식용으로 찾는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재배 초기에는 미니오이를 아는 소비자가 없어 시장에서 가격 형성도 제대로 안 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언젠가부터 작은 크기의 오이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한번 미니오이를 먹어본 소비자들은 계속 재구매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스낵처럼 먹을 때 편리하고 오이지, 피클용으로 활용하기도 좋아 지금은 주문이 쇄도할 정도로 효자 품목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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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땅에서 키워낸 건강한 먹거리

이 대표는 건강한 채소 생산 철학과 소비자 신뢰를 위해 친환경 재배를 하면서 상품의 품질을 확실하게 검증받고 있다. 그는 생산하는 모든 품목과 전체 농지에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았다.

가장 많이 쓰는 친환경 자재는 클로렐라 배양액이다. 농촌진흥청과 양주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 사업으로 처음 활용한 이래 지금까지 자가 배양해 사용하고 있다. 클로렐라는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단백질, 엽록소, 무기질, 비타민, 아미노산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작물의 생육 증진과 병해 경감, 수확량 증가, 저장성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오염된 토양을 개선하고 항균작용이 뛰어난 유황과 효소 등 천연비료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특히 효소는 비상품 오이와 흑설탕을 1:1 비율로 섞어 1년 동안 숙성한 액비를 영양제처럼 사용해 쌈채소·오이의 식감과 맛, 신선도 유지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한곳에서 10년 넘게 농사짓다 보니 연작장해가 나타나고 시설재배라 생리장해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친환경 건강 먹거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기본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당일 수확·당일 발송’으로 지키는 신선함

쌈채소는 신선도가 상품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당일 수확, 당일 발송’이 원칙이다. 발송 물량을 맞추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매일 오전·오후 두 차례 쌈채소를 수확한다.

잎채소가 상처나지 않게 하나하나 손으로 따는 것은 기본이고 포장할 때도 종류별로 순서에 맞춰 정성껏 담는다. 현재 판매하는 쌈채소 상품은 600·800g, 1·1.2㎏ 4가지인데 모두 100∼200g씩 더 담아서 보낸다. 상품 종류도 쌈채소 14가지와 20가지가 있지만 4∼5가지는 추가해서 담는다. 소비자에게 보다 다채로운 쌈채소를 접하고 맛보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오이도 상품·길이별 개수에 맞춰 5가지 이상의 상자를 고안해 직접 디자인하고 ‘비타민 박스’라고 이름 붙였다. 상자에는 시기별 보관법과 맛 차이를 친절하게 설명한 안내서를 동봉한다.

이 대표는 쌈채소 가공품도 개발했다. 적겨자·케일·고수로 만든 김치 3종 세트다. 오이로 만든 장아찌와 오이지도 고정고객들에게 인기다.

생산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GS 등) 위주로 판매되며 직거래와 로컬푸드 등 다양한 납품 구조를 구축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연간 15억 원 가량의 매출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바쁜 농사일에도 일주일에 2∼3번은 ‘양주농부 이범석’ 인터넷 블로그와 유튜브로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또한 소비자 교감과 신뢰 구축을 공고히 하기 위해 매년 5월이면 지인과 소비자 약 300명을 초청해 농장에서 팜파티를 개최한다. 팜파티에서는 쌈채소·오이의 생육상태를 살펴보며 수확을 함께하고 오이김치 담그기, 쌈채소 샐러드 등 각종 요리체험을 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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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장하며 그려가는 ‘농부의꿈’

이 대표는 현재 양주시농업기술센터 자영농업연구회장으로 활동하며 농업인들과 재배기술 등을 공유하고, 농협대 및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강의를 진행하며 귀농 및 농업경영, 농산물 마케팅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품 판매 수익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고 음식 나눔 봉사활동도 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에 선정됐다.

이범석 대표는 “기본 쌈채소와 오이 생산을 더욱 고도화하고, 새로운 품종과 작물에 대한 시험재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상품 경쟁력을 갖출 것”이며 “생산 중심을 넘어 가공·체험·외식이 결합된 복합농업(6차 산업) 모델을 구축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며 농업의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