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의정원은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아파트 숲 사이로 아늑하고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는 도시형 치유농업시설이다. 한국원예치료사협회 안산교육센터이기도 한 앤의정원은 도심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좋아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이번 달에는 원예 활동을 통해 유아부터 성인, 장애인과 노인까지 치유와 회복이 필요한 이들에게 새로운 생기를 전하는 ‘앤의정원’을 만나본다.
지친 일상에 건네는 초록빛 위로
유아교육을 전공한 앤의정원 최영자 대표는 2010년부터 이곳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지자 비슷한 어려움을 겪던 어린이집 원장들의 심리적 회복을 위해 이곳에서 원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를 계기로 최 대표는 원예치료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어린이집을 닫은 자리에는 카페를 운영하고, 원예 치료 프로그램은 외부 출강으로 이어갔다. 그러던 중 치유농업시설로 인증받으면서 카페 공간은 원예 치유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앤의정원의 ‘앤’은 최 대표의 별명이다.
“앤은 모두가 포기했던 헬렌 켈러의 교육을 끝까지 해냈던 앤 설리번 선생의 이름을 따서 남편이 지어준 별명이에요. 그 이름으로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까지 포기하지 않고 모두 자기만의 색깔을 내면에서 꺼내 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고, 이제는 사람들의 치유와 회복을 증진하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치유의 시간
앤의정원은 지속 가능한 생태 정원을 기반으로 치유농업자원을 활용하여 도시민들이 신체, 인지, 심리, 사회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유지하도록 힘을 보탠다.
“앤의정원이 동네 사랑방처럼 지역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담벼락 없이 문을 개방해 두면 학교 가는 학생들, 동네 어르신 등 누구나 이곳을 지나가고 정원에서 쉬기도 합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이 오히려 고맙다고 정리와 청소를 도와주는 일도 있지요.”
안산시중독관리센터에서 알코올 의존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는 당초 10회기로 계획했으나 반응이 좋아 1년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폐쇄병동에서 생활하던 한 화가가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뜻깊은 변화도 경험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정원 수업에 치유농업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 시스템화하여 보급하고자 한다.
“올해 어린이집 등 8곳의 기관과 계약해서 매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외부에 공간이 있으나 활용을 못하고 실내에서만 활동하는 장애인 시설 등에도 이런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