햅살의 행방

올해 농사도 잘됐네!

이 맛에 농사짓지!

동생네는 식구도 많은데 한 포대 갖다 줘야겠다…

그냥 주면 안 받을 테니 몰래 갖다 놔야지

올해 농사가 이렇게 잘된 건 다 형님 덕분이지. 몰래 한포대 놓고 와야겠다.

올해 햅쌀이 실하긴 실해. 가마니가 묵직하구먼!

흐흐, 내일 아침에 보면 깜짝 놀래겠지?

하나, 둘,셋… 어라? 분명 한 포대 갖다 줬는데 왜 그대로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내가 잘못 셌나? 이번엔 더 큰 놈으로 제대로 갖다주고 오리라!

구누여…?

도…도둑?! 내 쌀은 못 가져간다!

너 여기서 뭐 하냐?

설마 그 쌀…

형님은요?

설마 형님도…

쌀 한 포대 주기가 이렇게 힘드냐!

아……!

농사보다 더 힘드네요. 하하하!

자, 네 집으로 가자. 이 쌀부터 갖다 놓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 쌀들이 갈 곳은 형님 댁이죠!

그렇게 올해도 햅쌀의 행방은 정해지지 않았다.

햅살의 행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