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서 6년근 인삼 재배,
최인환 한국인삼경작인연합회장

. 이장희 기자|한국농어민신문 사진. 김정호

경기 포천시·연천군 일대는 우리나라 개성인삼 재배 주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인삼 재배는 종자 선별, 발아, 이식, 추수의 과정을 거치며 6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삼은 위도 36∼38도의 사계절 변화가 뚜렷한 곳에서 재배되는데 포천·연천은 그러한 위치 조건에 적합한 곳이다. 또한 남쪽 지방보다 춥고 일조량이 적어 인삼의 주 몸통보다 잔뿌리 위주로 성장하며 다른 지역보다 사포닌 함량이 높고 조직이 치밀해 인삼의 고유 향이 강한 특징이 있다. 115년 전통의 개성 인삼 명맥을 이어오며 국내 인삼 산업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최인환 (사)한국인삼경작인연합회장을 만나봤다.

철저한 토양 관리와 장인정신으로 키운 고품질 인삼

최인환 회장은 포천시와 연천군 일대에서 약 11만5,500㎡(3만5,000평) 규모로 인삼 농사를 짓고 있다. 연작장해가 있는 인삼 특성상 포천시와 연천군에 1∼2만평 단위로 나눠 재배한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인삼은 모두 6년근으로 1칸(3.3㎡)당 3∼4kg을 생산, 품질과 수확량에서 인근 농가보다 월등한 성적을 내 선도 농가로 인정받고 있다. 1984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후 벼농사를 짓고 버섯을 재배했으며, 1995년부터 본격적인 인삼 농사를 시작해 36년차 전문 인삼 농업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인삼 농사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실패한다. 재배 농지를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종자 선별과 묘삼 재배, 이식, 수확까지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같이 정성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제대로 키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삼은 다년생 작물이다 보니 한곳에서 오랫동안 잘 자랄 수 있도록 토양 관리에 집중한다.

예정지 관리는 보통 2년 하는데 개간지나 객토의 경우 3년까지 하고 있다. 토양 유기물 함량을 높이기 위해 객토한 땅에 계분과 왕겨, 볏짚 등을 섞어 넣는다. 이어 녹비작물로 수단그라스와 호밀을 심어 토양 내에서 부숙된 퇴비와 함께 수시로 밭갈이를 한다. 1년에 보통 15회 가량 하고 있다. 이는 태양에 노출되는 부분이 많아야 일광 소독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고품질 인삼 생산을 위해 우량 품종의 묘삼도 직접 재배 생산한다. 8,250㎡의 묘삼 재배지에는 관수 시설이 설치돼 있어 인삼 작물에 중요한 물 공급을 원활히 해주고 수시로 들여다보며 생육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최 회장은 “인삼은 지주대 세우기와 수확 외에는 기계화가 안돼 파종과 김 매기, 씨 따주기 등 모든 일이 손수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서 인삼은 재배하는 동안 수백 번의 손이 가는 6년간의 농사라 게으르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병해충 관리도 철저하다.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병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미국선녀벌레 등 돌발해충이 많아져 사전 방제에 심혈을 기울인다.

최 회장은 “요즘은 예정지 관리와 병해충 방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예정지가 여러 군데 있다 보니 수단그라스 파종을 계속하고 재배지는 무름병과 각종 해충 방제를 위해 장마 전 꼼꼼히 약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삼 재배지의 복토는 필수로 하고 있다. 인삼 밭의 고랑 흙을 긁어 두둑에 복토를 하면 헛골에 잡초 발생을 억제하고 습도가 유지돼 고온 장해를 덜 받는다는 것. 또한 균핵·잿빛곰팡이병 등도 예방되고 작물에 바람이 잘 통해 줄기가 잘 올라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국내 인삼 산업의 발전과 후계농 육성을 향한 열정

최 회장은 KGC인삼공사와 계약재배를 통해 연간 20톤 가량의 고품질 인삼 전량을 수매하고 있다. 그는 인삼 재배기술 연구와 교육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2006년 한국농수산대학교 인삼 최고경영자과정을 졸업하고 한국농수산대학 현장 지도교수로 임명돼 젊은 후계농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2019∼2021년까지 매년 경기도소득자원연구소와 공동으로 K-1 우량종자 자율채종포를 운영하고 생산 종자를 농가에 보급했으며, 2022년에는 인삼 연작장해 경감기술개발을 공동 수행하는 한편 KGC인삼공사와도 병해충 경감 신품종 ‘선원’의 농가실증 연구도 진행했다. 특히 포천시인삼연구회장을 맡으며 포천시인삼연구회 단체 GAP 인증을 받고, 경기도농업기술원-포천시-경기인삼산학협력단 연계 지역전략작목 산학협력 광역화 사업도 추진했다. 또한 ‘포천인삼’ 지리적 표시인증, 국내 육성 품종 시험재배 및 농가 보급, 노동력 절감 및 적기방제를 위한 자동방제 시스템 도입, 토양 물리성 개선 위한 왕겨숯 시용 연구사업, 농촌진흥청 개발 토양 병해 경감기술 확대 적용 등도 추진했다. 이와 함께 농가 재배기술 교육 및 컨설팅, 워크숍 등을 개최하며 국내 인삼 산업 발전에 헌신하고 있으며, 매년 본인이 생산한 쌀을 불우이웃에 기증하고 관내 복지재단에도 매월 성금을 기탁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4년 5월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에 선정됐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인삼 소비가 급격히 줄고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병해충 발생 등으로 인삼농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삼 소비 활성화를 위해 각 연령층에서 좋아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삼 제품이 개발돼야 하고, KGC 인삼공사, 농협 등에서 인삼 수매가를 인상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삼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관계 기관에 촉구했다. 특히 최 회장은 “인삼 선도농으로서 가장 큰 의무는 젊은 후계농 육성”이라며 “인삼 발전과 유지를 위해 젊은 인삼 재배 후계농들을 대상으로 시·군간 정보교환 및 재배기술을 공유·제공하고 경기도 인삼이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후계 세대 육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