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청경채 재배 선구자
김경자 한솔농장 대표

. 이장희 기자|한국농어민신문

아삭한 식감으로 샐러드, 샤브샤브, 김치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청경채는 배추의 한 종류로, 중국이 원산지다. 우리나라 청경채의 약 70%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서 생산된다. 국내 최초로 청경채 재배를 시작해 용인시 모현읍이 청경채의 성지로 자리하는데 기여한 한솔농장 김경자(64) 대표를 만나봤다.

귀농으로 시작된 ‘청경채 1호’의 도전

김경자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1993년 5월 용인시 모현읍으로 귀농했다. 이 일대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시외삼촌 댁을 방문했었는데 한겨울 눈이 많이 쌓여있는데도 불구하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풍성하게 자라고 있는 상추를 보고 농사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여섯 살이던 큰아이 학교 보내기 전까지 2년만 농사를 짓고 서울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그 생각으로 무작정 내려와 상추와 쑥갓을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30여 년이 흘러 이제는 어엿한 전문 농업인이 되었네요.”

초반에는 경험이 적어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던 차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배추 비슷한 채소를 접하고 종자 가게에 중국 배추씨를 구해달라고 해서 재배한 것이 ‘청경채’였다.

“모종 포트에 씨앗을 심는 재배법으로 성공해 돈을 벌게 돼 주변 농가들까지 청경채 재배법을 공유하면서 현재는 모현읍이 전국 청경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996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경채 재배를 시작한 김 대표는 현재 용인시 모현읍 외에도 이천시 단월동 등 두 곳에서 1만8,000㎡ 규모의 비닐하우스 90동을 운영하며 연간 350톤 이상의 청경채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청경채는 자체 유통센터에서 자동 선별·포장을 거쳐 전국 이마트 매장(110개)과 관내 농협 로컬푸드매장으로 납품한다. 수확량이 많을 때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도 출하해 연간 23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확장된 농업, 지역과 함께 성장하다

김 대표는 청경채뿐만 아니라 쌈채소의 유통·판로 확대를 위해 2018년 한솔베지터블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그리고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한 딸 노한라 씨가 이를 운영하고 있다.

“남편(노규완·67)과 저는 주로 생산에 주력하고 영농법인 대표인 딸이 유통·홍보, 마케팅 등을 책임지며 체험도 추진하고 있어요. 청경채만 납품했지만 다양한 채소를 원하는 바이어 요구에 맞춰 모듬쌈 상품도 개발해 납품하고 있고,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최근엔 모듬쌈에 쌈장까지 넣은 제품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예기치 못한 기상이변이 빈번해지면서 해마다 안정적인 작물 재배가 어려워져 식물공장 전환도 구상하고 있다.

“같은 비용이라면 머지않아 식물공장이 스마트팜보다 생산성이 더 나을 것”이라며 “식물공장을 구비하면 샐러드 카페도 갖춰서 복합 영농센터 형태로 농장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용인시생활개선회장을 거쳐 현재 경기도생활개선회장을 맡으며 농촌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농촌 여성 역량 강화와 지역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농산물 판매촉진과 불우 이웃 돕기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렇듯 전국 최초 청경채 재배 도입과 용인 농특산물 자리매김, 지역농업·농촌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용인시농업인대상과 2024년 5월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우서문화재단에서 열린 제10회 우서문화상 시상식에서 ‘농업인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이미 농장에 직접 재배와 자체 포장·유통시설 등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신선채소를 사업으로 납품하는 벤더와 포장 시설이 미흡한 다른 농가들과의 차별성과 경쟁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이를 적극 활용해 이마트 외에 다양한 유통 경로를 통해 청경채 공급시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