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주에서 느타리버섯 재배하는
‘해피머쉬’ 엄태선 대표

경기 여주시 흥천면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 엄태선(57) 해피머쉬 대표는 손꼽히는 버섯 전문가다. 30년째 버섯 농사를 짓는 그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재배 시스템을 도입해 생육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며 느타리버섯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버섯 수확 후에는 배지를 토양개량제나 가축 사료로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환경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소득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 엄태선 대표를 만나봤다.

. 이장희 | 한국농어민신문 기자


품질과 생산성 동시에 잡는 스마트 재배

엄태선 대표는 고려대 농생물학과 졸업 후 한국농수산대학 최고경영자 과정과 마이스터대학에서 전문 농업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했다. 특히 한국버섯생산자협회 느타리버섯협회장 역임 후 현재까지 감사로서 활동하며 한국 버섯산업 발전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또한 2008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발되고 2024년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특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엄 대표는 하루 1만 5,000개의 느타리버섯 병 배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70%를 직접 재배하고 나머지는 인근 농가에 분양한다.

배양실 790㎡(240평)과 재배사 20동에서 하루 2톤의 ‘춘추2호’ 느타리버섯을 생산해 대부분 수도권 식자재 유통업체에 출하하면서 연간 20억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느타리버섯은 생육 기간이 7∼10일로 짧아 잠시라도 관리가 소홀하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재배 난이도가 높고 농가마다 기술과 수익 편차가 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엄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재배사를 구축하고 느타리버섯의 생육 상태를 최적화했다.

재배사(측고 3.5m, 폭 3.6m, 길이 10m)에는 공기순환 장치와 자동 환경제어시스템, 시설 내부 환경을 실시간 관찰하는 감지기(센서)가 설치돼 있어 온습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재배사에 태양광을 설치하여 여름철 복사열 피해를 예방하고 전기료까지 절감하고 있다.

엄 대표는 “예전에는 경험에 의존해 재배사 환경을 조절했지만, 버섯 생육 상태를 자동으로 진단·예측하는 ICT 기반 스마트팜을 도입한 이후 느타리버섯의 품질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폐배지까지 자원으로, 순환농업 실현

엄 대표는 고품질 버섯 생산의 핵심으로 ‘배지 제조와 배양 관리’를 꼽는다. 일반적으로 느타리버섯의 불량률은 평균 20∼30%에 달하지만, 그의 농장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그가 생산하는 버섯은 모양과 크기가 균일할 뿐만 아니라 맛과 상품성이 뛰어나 시세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비결은 배지 제조 과정에서부터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느타리버섯 배지는 톱밥에 비트·케이폭박 등 영양원을 적정 비율로 배합해 수분율을 60∼70%로 맞춘 뒤 전용 혼합기에 투입해 섞어 만든다. 이것을 병(750g)에 넣고, 고압살균을 거쳐 냉각시킨 후 종균을 접종한다. 이 과정에서 병 배지에 결로가 생기면 곰팡이나 세균에 오염되기 쉬운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냉각실에 제습기를 설치했다.

느타리버섯의 생산성은 배지 배양과 생육 과정의 오염 관리에 달려 있다. 이에 그는 종균 배양실의 청결 유지와 주기적인 살균·청소 등 물리적 방제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배지 오염이 심하면 전체 물량을 폐기해야 해 손실이 큽니다. 배지 배양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하면 아무리 버섯을 잘 키워도 소용이 없죠. 그래서 배양실을 관리할 때는 살균·살충제를 뿌리거나 희석한 소독액 등으로 바닥을 청결하게 소독해야 합니다.”

특히 배지 배양 과정에서 초기 7∼10일은 오염 관리가 중요한 시기다. 이에 그는 배양실을 초기와 후기 구간으로 나눠 온습도와 환기를 철저히 관리하면서 배지 상태를 꼼꼼히 점검한다. 이렇게 배양실을 구분하고 배지를 옮겨 관리하면 종균 활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배지 배양 기간엔 온도 20℃, 이산화탄소 농도 6,000ppm을 유지하며 순환팬으로 공기를 안정적으로 순환시킨다. 배지 배양은 일반 농가(40일)보다 길게 45∼50일 동안 서서히 한다.

그는 “이 기간의 위생·환경 관리가 결국 버섯의 품질과 생산성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재배 노하우가 남다른 이 농장의 버섯은 품질과 수량 면에서 모두 뛰어나다. 병 배지 한 개당 보통 느타리버섯 220∼230g을 생산하는데, 이는 일반 농가보다 수확량이 10∼15% 많다.

엄 대표는 “환경 변화에 민감한 느타리버섯은 덥고 습한 환경에서 생육이 지연되고 품질이 떨어진다”며 “적절한 환기를 통해 버섯 생육에 맞는 온습도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매년 여름철 여주시장애인복지관에 느타리버섯을 후원한다. 신선한 친환경 느타리버섯을 재배·유통하는 농가로, 품질 좋은 버섯 생산은 물론 지역사회 공헌에도 꾸준히 하고 있다.

느타리버섯 수확 후 발생하는 폐배지 재활용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2024년 8월부터 하루에 50톤의 폐배지를 처리할 수 있는 ‘버섯 수확 후 배지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는 버섯 폐배지를 가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수확 후 배지를 안정적으로 처리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느타리버섯 배지에는 버섯균이 분비하는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해 비료와 사료용으로 활용가치가 높습니다.”

기존에는 폐배지를 팔 곳이 마땅치 않아 처리 비용이 농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를 발효·가공해 자원화하면 버섯 농가에 도움이 되고 부가소득도 올릴 수 있다는 것. 현재 그는 자신의 농장과 소규모 버섯 농가에서 수거한 폐배지를 교반기에 넣고 15일간 발효시켜 부숙 톱밥으로 만든 뒤 토양개량제와 축사용 깔개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확 후 배지를 이용해 만든 비료와 토양개량제 등 제품의 판로 개척은 당면 과제로 남아 있다.

엄태선 대표는 “올해 여주시 시범사업을 통해 시설원예 농가에 수확 후 배지로 만든 토양개량제를 보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토양개량제와 원예용 상토·사료 등으로 제품을 다각화해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