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 통진읍에 위치한 꿈목장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목장형 유가공 농장이다. 서울·고양·파주시와 인접한 이곳에 들어서면, 잘 정돈된 목장에서 젖소들이 여유롭게 거니는 풍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유럽식 낙농 문화를 떠올리게 하는 체험·관람 시설도 곳곳에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은 생산과 체험이 공존하는 농장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된다. 꿈목장을 이끌고 있는 이윤재 대표를 만나, 목장 운영에 담긴 철학과 이야기를 들어봤다.
병아리 두 마리로 시작한 낙농의 꿈
꿈목장은 목장에서 젖소를 키워 고품질 원유를 생산하고, 이를 요구르트와 치즈로 직접 가공해 판매·체험·관광으로까지 확장한 낙농 농촌융복합산업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특히 꿈목장에서 생산되는 치즈와 요구르트는 여러 목장의 원유를 모아 처리하는 집유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당일 착유한 신선한 우유만을 사용한다. 그만큼 풍미가 깊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국내 낙농업의 미래를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꿈목장 이윤재(66)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포종합고 축산과를 졸업한 이 대표의 꿈은 낙농가로 성공해 제대로 된 목장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으로 처음부터 젖소를 들일 수는 없었다. 대신 병아리 두 마리로 축산을 시작했다. 닭은 곧 50마리로 늘었고, 이후 돼지 몇 마리를 더 키우며 경험을 쌓았다. 그렇게 차근차근 기반을 다진 끝에 마침내 꿈에 그리던 젖소 두 마리를 구입했고, 인공수정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경기도의 첫 ‘밀크스쿨’로 선정되다
이 대표는 1983년 영농후계자(후계농업경영인)로 선정돼 착실히 목장의 몸집을 키워나가던 중 2010년 구제역으로 시련을 겪었다. 그러나 꿈을 향한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2011년 구제역 전 수준으로 재입식 해 착유소 40여 마리 등 모두 100여 마리까지 수를 늘리며 현재의 ‘꿈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1일 1.5톤의 원유를 짜서 1톤은 서울우유에 납유하고 나머지 500kg은 치즈와 요구르트 등 유가공 제품 가공에 사용한다.
이 대표는 “구제역과 함께 우유가 남아돌아 큰 시련을 겪으면서 우유 소비 촉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 직접 체험과 유가공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이에 2010년 경기도의 첫 ‘밀크스쿨’로 선정되면서 목장형 유가공 형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목장의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운영 중인 밀크스쿨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낙농 체험으로 구성된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송아지에게 먹이를 주고, 치즈 만들기 체험에 참여하며 협동심과 소통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과 고용 활동에도 힘써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직업의 세계’ 프로그램은 축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직업을 소개·체험하면서 자신의 적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소똥발전소’는 소의 배설물이 보일러의 연료로 재활용되는 원리와 그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로 하여금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야를 환경·에너지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같은 교육을 위해 꿈목장은 북유럽 형식으로 꾸민 농장 ‘젖소 레스토랑’, 소들이 먹을 수 있는 풀들을 보여주는 ‘송아지 텃밭’, 치즈와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치즈 연구소’ 등을 꾸준히 발전시키면서 방문하는 이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꿈목장은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과 고용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목장에서 직접 제조·판매한 요구르트와 치즈의 수익 일부를 김포종합사회복지관을 비롯한 10여 곳의 복지시설에 기부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취약계층과 경력 단절 여성을 사회적기업 직원으로 채용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김포·일산 등 인근 지역의 로컬푸드 매장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품 생산과 관광이 연계된 ‘6차 산업’ 인증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지속 가능한 농업 모델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제품 전반에 대한 프리미엄화 전략 본격화
특히 이 대표는 2020년 국내 목장 최초로 ‘A2’ 원유 생산에 돌입하며, 서울우유 최고 성적의 납유 농가로 평가받고 있다. A2 원유는 단백질 유전형질을 선별한 젖소에서 생산되는 우유로,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A1 우유에 비해 장내 염증 반응이 적어 소화가 원활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원유 1등급 판정을 받기 위해서는 1㎖ 당 체세포 수가 20만 개 미만이어야 하는데, 이 대표가 생산하는 원유의 체세포 수는 10만 개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철저한 사양 관리와 위생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의 원유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청결한 목장 관리로 젖소의 건강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착유부터 보관·운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철저한 위생 관리 아래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세균 수 기준에서도 최고 등급인 ‘1A등급’을 획득했다.
이 대표는 농업회사법인 ㈜꿈드림을 설립하고, 유제품 전반에 대한 프리미엄화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2 원유를 활용해 ▲꿈목장 저온살균 우유 ▲꿈목장 밀크티 오리지널 ▲꿈목장 밀크티 얼그레이 ▲꿈목장 플레인 요거트 ▲건강을 담은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 등의 유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목장에서 착유한 무항생제 원유로 제조되는 이들 제품은 김포, 파주, 고양을 비롯한 경기도 일대 로컬푸드 매장에 납품되며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성과를 넘어 다음을 준비하다
꿈목장은 최고급 원유 생산과 HACCP 인증 유가공품의 고부가가치화, 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 로컬푸드 매장·온라인 유통·학교급식 등 다양한 판로를 구축하며 연간 약 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생산·가공·체험·유통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낙농 6차 산업 모델을 현장에서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 최초 A2 우유의 생산·판매를 비롯해 소비자 맞춤형 프리미엄 유가공품 제조, 이를 연계한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선정한 전문농업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윤재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 농수산 가공을 전공한 아들과 함께 고품질 A2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젖소 품종 개량과 A2 우유로 만든 프리미엄 유제품을 시장에 선보여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와 만족을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할 것”이며 “젖소·유가공품과 연계한 낙농체험 및 유제품 식생활의 올바른 가치 전파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도 앞장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