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매개용 뒤영벌 사육·판매하는

경기 광주시 퇴촌면 ‘두레수정벌’ 박노용 대표

최근 기후변화 등에 따른 꿀벌 소실로 농작물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신할 화분 매개용 뒤영벌을 대량 사육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가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경기 광주시 퇴촌면에서 뒤영벌을 사육ㆍ판매하는 ‘두레수정벌’의 박노용(68) 대표다.

. 이장희 기자 / 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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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활동성으로 꾸준한 수요 증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팔당댐 인근 청정 지역에 위치한 박노영 대표의 뒤영벌은 최적의 자연과 기후조건에 맞춰 생육돼 우수한 활동성으로 전국 과채 농가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뒤영벌은 가슴근육과 날개를 빠르게 진동시켜 꽃가루를 모으고 수정을 돕는 ‘진동 수분형 꽃벌’이다.

특히 꽃에 꿀이 거의 없어 꿀벌을 통한 화분 매개가 어려운 토마토와 가지, 피망 등 무밀작물 수정에 효과적이고, 매년 이상저온 현상으로 일반 꿀벌의 꽃가루 수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고품질 사육기술과 대량 증식 연구 개발

지난 2009년 건강상의 이유로 귀농한 박 대표는 퇴촌면 토마토 재배단지를 눈여겨보다 뒤영벌의 수요가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박 대표는 농촌진흥청 등에서 뒤영벌 대량 생산을 위한 여왕벌 인공 사육법과 연중 생산 기술을 습득했다.

시작 첫해인 2010년 뒤영벌 판매량은 연간 500봉군(1봉군 약 120마리) 정도에 불과했지만 매년 고품질 사육기술과 대량 증식 연구개발 등을 통해 지난해에는 2만 봉군 이상 판매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과수는 물론 시설작물 농가에도 인기

박 대표는 “뒤영벌은 꿀벌과 달리 실내사육으로 연중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시설재배와 수직농장 등 한정된 공간에서 화분 매개 효율이 높아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상기후에 따른 저온현상도 빈번해지고 있는데 5℃ 이하는 물론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 등에도 활동성이 강하다.
또한 뒤영벌 한 마리가 꿀벌 25마리의 효과를 내 인공수분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어 과수를 비롯해 토마토, 딸기, 수박, 참외 등 시설작물 농가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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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화 스마트 사육시설 구축

특히 최첨단 사육시스템과 고도의 증식기술로 고품질의 뒤영벌을 생산해 경기도 일대는 물론 강원도와 제주도 등 전국적으로 과채·과실 재배 7,000여 농가에 대량 판매되고 있다. ‘두레수정벌’은 최근 국비(50%)·시비(50%) 1억 5,000만 원을 지원받아 고품질 뒤영벌 생산을 위한 고효율화 스마트 사육시설을 구축했다.

산란실, 사육실, 저온실과 기타 작업장 등에는 디지털 사육모니터링 시스템, 항온항습기, 인버터 냉난방기, 저온저장고, 화분소분기, 떡밥 제조기, 스마트 당액 충전기, 스마트 사육대, 전기 온풍기, 전동 컨베이어 등이 설치돼 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뒤영벌은 산란→봉군 형성(사육단계)→증식의 3단계를 거쳐 생산한다.

지속 사육을 위한 노하우

뒤영벌을 실내에서 지속적으로 사육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여왕벌을 인공 월동시킨다.

교미 후 휴면 상태에 들어간 여왕벌은 온도 0∼2.5℃, 상대습도 80%의 저온실에서 인공 월동을 시킨 후 필요할 때마다 산란을 유도해 증식한다. 월동한 여왕벌을 산란용 사육 상자에 산란촉진자(여왕벌 산란을 돕기 위해 넣는 갓 우화한 일벌)와 함께 넣고 신선한 화분과 설탕물을 공급하면 20일 이내에 산란한다. 산란 과정에서 부적합한 여왕벌은 선별 후 과감하게 폐기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있다.

산란 후 약 16~25일이 지나면 첫 일벌이 출현하기 시작하는데, 5마리 이상 우화(유충에서 성충으로 탈바꿈)하면 증식용 상자로 옮겨준다. 이후 급격하게 개체 수가 늘어나므로 먹이인 화분 덩어리를 충분히 공급해 준다. 첫 산란 후 약 50일째, 일벌이 50마리 이상 되는 시점에 좀 더 큰 봉군 형성용 상자로 옮겨 사육하거나 출하용 상자로 옮겨 출하한다.

철저한 품질 관리가 성공 비결

박 대표는 “봉군 형성 시기에도 벌의 크기가 굵고 활동성이 좋으며 봉군 형태가 골고루 형성된 것만 선별해 출하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폐기하고 있다.”며 “철저한 품질 관리를 거친 우수한 뒤영벌만 보급해 사용 농가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레수정벌’은 연간 2만∼2만 5,000봉군을 생산·보급하고 있으며 봉군당 판매 가격은 6만 5,000원이다.

박 대표는 “전국적으로 농가들이 한 해 평균 25만 봉군의 뒤영벌을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두레수정벌’에서는 전국 점유율을 20%까지 늘린 5만군 생산·보급이 목표”라며 “최근 기후변화와 질병 발생 등으로 양봉 환경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화분매개곤충인 우량형질 뒤영벌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사육기술과 시설 구축, 연구개발 보급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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