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열매가 검게 말라요

고추 검은곰팡이병 증상-1

고추 검은곰팡이병 증상-2

Q.

경기도 안성에서 고추를 재배하고 있는 농가입니다. 최근에 고추 열매 꼭지가 쉽게 떨어지고, 열매가 검게 마르면서 썩어갑니다. 평소에 보던 탄저병과는 증상이 달라보이는데 이게 무슨 병일까요?

A.

최근 많은 고추 재배 농가에서 지금처럼 과실이 검게 변하며 썩는 증상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검은곰팡이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병은 알타나리아(Alternaria)라는 곰팡이균에 의해 발생하며, 특히 올해처럼 특이한 기상 조건에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본래 장마가 이어져야 할 시기에 비가 오지 않고 가뭄이 지속되면서 토양 내 수분 부족으로 고추가 칼슘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생리장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하여 과실 조직이 약해지는 칼슘결핍 증상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식물 조직이 약해진 상태에서 뒤늦게 비가 내리고 습도가 급격히 높아지자, 공기 중에 있던 균이 상처나 약해진 부위를 통해 쉽게 침투하여 병이 발현한 것입니다.

즉, 칼슘 결핍으로 생긴 일차적인 피해 부위에 곰팡이가 이차적으로 감염되면서 현재와 같은 심각한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검은곰팡이병은 한번 발생하면 포자를 통해 주변 열매로 빠르게 번져나가므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밭을 세심하게 살피어 검게 변한 병든 과실은 보이는 즉시 제거하여 농경지 밖으로 완전히 격리함으로써 병의 전염원 밀도를 낮춰야 합니다. 이와 함께, 식물체의 조직을 단단하게 하여 병에 대한 저항성을 높일 수 있도록 칼슘제를 잎에 직접 뿌려주는 엽면시비를 주기적으로 철저히 해주시는 것이 해결책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재배 관리에서 물 빠짐을 좋게 하고 고추 포기 사이의 통풍을 원활하게 하여 습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글. 식물병해충팀 / 경기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031-8008-9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