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진위천 인근에 위치한 ‘정다운 묘목농원’에 들어서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의 대명사 ‘수국’이 만개했다. 푸른빛이 감도는 꽃잎부터 형형색색의 탐스러운 꽃송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수국을 재배하는 ‘정다운 묘목농원’ 이혜인(30) 대표를 만나봤다.
글. 이장희 기자 / 한국농어민신문 사진. 배호성
평범한 직장인에서 묘목농원 대표로
정다운 묘목농원은 단일농장으로는 평택시 최대 규모로 다양한 식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은 형형색색의 수국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곳은 수국·장미·야생화 등의 재배농장 (2,640㎡)과 수백여 종의 화훼작물과 조경수 등을 구입할 수 있는 판매장(3,300㎡)이 마련돼 있어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정다운 묘목농원 이혜인(30) 대표는 “수국 품종만 20여 종으로 다양하고 희귀한 꽃이 많다보니 재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만개한 수국을 보면 큰 보람을 느끼고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줘 더없는 행복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중문·경영학을 전공하고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했던 전형적인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로 실직 후 평택에서 화훼·식물농원을 운영하던 부모님의 권유로 3년 전 이곳으로 귀농해 전문 화훼농업인으로서 인생 2막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노력으로 청년창업후계농 선정
“농원 인근에서 쌀 가공식품 회사를 운영했던 부모님이 공장 조경을 위해 주변에 꽃과 식물 등을 식재했는데, 화훼농사에 매력을 느끼고 비전이 있다면서 아예 농원까지 만드셨어요. 저도 꽃을 좋아했기에 부모님과 함께 본격적인 화훼농사에 뛰어들었죠.”
이 대표는 화훼 재배기술 및 전문 경영을 위해 평택시농업기술센터, 경기도농업기술원 등의 교육은 물론 충북도립대학과 한경대학교 마이스터대학 화훼CEO 과정도 수료했다.
또한 외국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위해 세계 최대 화훼 생산국인 네덜란드 등을 방문, 다양한 화훼재배 생산 및 경영 마케팅 등을 습득했고 지난해에는 청년창업후계농에도 선정됐다.
제가 수국들의 엄마입니다
수국은 이 농원의 주력 품종이다. 손이 간 만큼 잘 크고 꽃이 좋다는 이 대표는 “수국(水菊)이 물수(水)잖아요. 여름에는 하루에 두 번씩 물을 주고 잘 살펴야 해요. 바쁘게 움직이고 신경쓰다보면 잘 자라죠. 제가 얘들 엄마입니다.”
수국 수확시기는 4월부터 8월말까지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3~4월, 꽃 수요가 가장 많은 5~6월만 해도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세심히 살피며 출하 작업까지 하면 금세 오전이 훌쩍 지나간다. 농원 판매장에는 목수국, 산수국, 별수국, 팝콘수국 등 20여 종의 수국과 다양한 여름꽃, 장미, 야생화, 허브, 조경수 등의 작물들이 진열돼 아름다운 자태와 향취를 선사한다. 수국 품종들은 ‘그린아리’, ‘핑크아리’, ‘화이트아리’, ‘모닝스타’ 등으로 꽃송이가 크며 2차 개화가 우수한 게 특징이다. 기존에 흔히 볼 수 있는 빨강·파란색 수국 외에도 분홍색, 흰색, 녹색과 백색 등 다양한 색상이 자리잡아 탐스럽고 볼륨감 있는 공간을 연출한다.
이 대표는 수국 재배부터 수확까지 다양한 정보를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여러 화훼·식물들의 월동하는 방법, 가지치기, 분갈이, 삽목, 정원 꾸미기 등도 도와준다.
처음에는 많은 식물들이 죽어 고충을 겪었어요. 더 애착을 갖고 성심성의껏 식물을 키우다 보니 이제 좀 화훼에 눈을 뜬 것 같아요.
치유농장 및 찾아가는 교육도 계획
이혜인 대표의 농원에서 재배되고 생산된 화훼·식물들은 소비자 직거래는 물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화원, 꽃집 등으로 판매된다. 연간 매출액만 2억 원 이상이다. 특히 이 대표는 꽃차 자격증도 취득해 수국 꽃차를 비롯한 목련, 메리골드, 백년초, 연잎차 등 다양한 식용 꽃차도 개발 판매해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네덜란드산 수국 묘목을 들여와 5~6년마다 교체해줘야 하는데 로열티 부담이 크다. 국내 육성품종은 꽃줄기가 약하고 색이 예쁘게 나오지 않아 경쟁력에서 뒤쳐진다.”며 “시장성과 경쟁력을 갖춘 국내산 품종 개발과 재배기술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목표는 체험농장 운영과 팜랜드 조성이다. 이에 지난해 경기도 혁신농정인 ‘경기도 농어업 소득 333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돼 농장 시설지원을 받고 생산기술 및 경영분석, 홍보·마케팅, 판로개척, 체험농장 운영 등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한편 이혜인 대표는 “앞으로 수국 등 다양한 화훼·식물을 이용한 치유농장과 학생들을 위한 찾아가는 교육 등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경기 농어업 혁신 1번지 ‘농어업 소득 333 프로젝트’ 추진 경기도가 3년 내 농어업 소득 30% 증대를 목표로 농어업인 310명을 맞춤 지원하는 민선 8기 핵심 농어업정책 ‘농어업 소득 333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한다. 도는 지난해 4월 지원자 신청을 받아 9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21개 시군 농어민 31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2026년 12월까지 90억 원을 투입해 경영 분석, 1대1 맞춤형 컨설팅, 교육·소득증대 기반, 홍보와 마케팅 지원 등을 받게된다. 333 프로젝트는 ‘혁신 농어업 1번지’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4대 전략, 34개 사업 가운데 가장 첫머리에 놓인 사업이다. 이에 333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경기 농어업 혁신 1번지의 주축이 될 333 프로젝트 선발 농가를 연속 시리즈로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