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도시농업 활성화하는
안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농촌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힐링과 치유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으로 그 가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치유농업은 농업·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시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을 높이고 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농가 소득증대에도 기여한다. 경기도 안산시가 지역의 농업 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 보급 확산을 통해 시민의 건강과 복지증진에 기여해 주목받고 있다. 도시농업과 연계해 치유농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안산시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이장희 한국농어민신문 기자 / 사진 최충식

치유농업 아카데미, 원예치유프로그램 등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

안산시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우선 단원보건소 재가 암 환자 가족과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 노년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치유농업 아카데미다. 이 프로그램은 원예치료사가 식물 및 정원 가꾸기 원예 활동 체험을 하고 텃밭 농사, 수확 농산물 먹거리 만들기 등을 통해 신체적·정서적 안정감을 되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치매안심센터·복지센터·장기 요양센터·아동센터 등 8개소에서 운영하는 원예치유프로그램이다. 치매 어르신과 발달 장애인, 정서적 치유가 필요한 아동·청소년 등 사회적 배려계층 등을 대상으로 식물과 농작물을 이용한 다양한 원예 활동을 통해 사회적응 능력을 기르고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데도 이바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록노인복지관을 방문해 텃밭 정원 산책, 텃밭·정원 만들기, 계절별 작물 심기, 농산물 수확 및 음식 만들기 등의 활동 체험을 통해 오감을 깨우고 노인들의 자기효능감과 공동체 의식 회복에 도움을 주고 있다.

도시농업과 연계한 시민 치유농업도 각광받고 있다. 안산시 농업기술센터는 시민들의 힐링 공간 제공과 농업 활동 영위를 위해 관내 7곳에 3,566구획 9만 2,911㎡의 도시농업 농장을 분양·운영하고 있다. 이는 경기도 도시농업 농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곳 농장에는 일반 시민뿐 아니라 안산자활센터 근로자, 장애청소년, 유치원·어린이집, 청소년 농부 등의 사회적 취약·배려계층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7개 농장에서는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에서 자격을 취득한 도시농업전문가 및 전문 농업인이 투입돼 각종 농작물 모종 식재부터 재배·수확에 이르기까지 시기와 계절에 따른 텃밭 관리와 농사 체험·텃밭·먹거리 교육 등을 통해 농작물에 대한 애정과 소중함을 체득하게 해준다.

또한 일부 농장에는 외국 다문화 가정이 많은 안산시의 사회적 환경을 고려해 외국인 고향텃밭을 비롯한 도시농업 교육농장과 안산 토종씨앗학교도 운영하고 있으며 댑싸리·목화 경관작물도 조성했다. 특히 단원농장(295㎡)에서는 안산지역자활센터 근로자 20명에게 도시농업 교육 및 자활프로그램을 진행, 도시농업전문자격증 취득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교텃밭 프로그램은 농업의 치유 기능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몸과 마음을 치유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유휴공간에 조성된 텃밭 혹은 상자 텃밭 설치가 가능한 학교와 기관 등에 씨앗, 모종, 화분 등 재료와 도시농업전문가를 지원해 작물 재배법 및 병해충 관리 등 텃밭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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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업의 안정적 정착과 확산을 위해 노력

도시농업전문가 역량 강화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관내에는 ▲행복한 텃밭지기 ▲우리는 도시농부 ▲마스터가드너 안산지회 ▲안산도시농업관리사협회 ▲초록지기들 등 5개의 도시농업공동체, ▲안산도시농업연대 ▲디미가 등 2개의 전문인력양성기관이 있으며, 이곳에는 총 35명의 활동가가 도시농업 프로그램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각종 도시농업 발전 토론회와 치유농장 프로그램 체험, 치유·도시농업 세미나 및 교육 등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농업·농촌의 가치 향상과 도시농업의 다양한 실천 사례를 제시하고 일상에 지친 도시민의 휴식과 치유를 위해 ‘안산시 도시농업 어울림 한마당’ 행사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안산시 농업기술센터는 치유농업의 안정적 정착과 확산을 위해 ‘안산시 치유농업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착공해 2026년 12월 개장을 목표로 추진 중인 센터는 총 30억 원을 들여 안산시 산업역사박물관(단원구 초지동 667) 일대에 약 3,300㎡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는 실외 텃밭과 스마트 온실, 가공교육장, 작업실, 휴식 공간 등이 조성된다. 이와 함께 김유숙 안산시의원 발의로 ‘안산시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2023.11 기준)’도 제정 중이다. 안산시농업기술센터 이슬아 농촌지도사는 지난해 안산시 도시농업 분야에 일조한 공로로 경기도시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덕수 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 팀장은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속하는 치유농업은 현대 도시인의 고독감, 우울감 예방과 재활, 공동체성 회복에 기여할 수 있어 앞으로 그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우리 주변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확대해 시민의 건강과 복지증진에 기여하고 미래세대와 함께 성장하는 농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에리카캠퍼스) 농업동아리 학생 텃밭 분양

안산시농업기술센터는 도시농업 공동체 확산과 미래 청년세대에 농업의 중요성을 심어주기 위해 올해 처음 ‘대학생 텃밭’ 분양사업을 진행한다. 도심 한복판에서 텃밭을 일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TV 예능프로그램인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콩콩팥팥)’에서 착안한 이 사업은 상록구에 위치한 한양대학교(에리카캠퍼스) 농업동아리 학생들에게 올해부터 텃밭을 분양해 줄 계획이다. 한양대역 광장 옆 철도 부지에 마련한 학생 텃밭에서는 대학생들이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고 농장에서는 각종 교육은 물론 다채로운 행사·축제도 열 예정이다.

조현숙 시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지원과장은 “최근 대학생들도 힐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 그 대상을 농업·농촌자원에서 찾는 추세”라며 “단순히 농사가 짓고 싶은 학생도 있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손으로 직접 기르기 위해, 환경에 관심이 많아 로컬푸드를 지향하기 위해, 흙을 만지며 생각 없이 일하고 땀 흘리는 것을 즐기는 등 다양하다. 이것이 도시농업이 주는 이점으로 그래서 대학생 텃밭 분양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