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 알맞은 포도 수형

포도는 품종에 따라 수세가 다르고 결실성도 다르다. 따라서 품종 특성을 고려하여 이에 맞는 수형과 전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캠벨얼리는 아래쪽에 두 개의 눈을 남기는 단초전정으로 결실이 잘되고 순지르기로 수세 조절도 용이하므로 울타리식의 웨이크만형이나 덕식의 일자형 수형이 아주 적합하다.
덕식 수형은 일자형 이외에 우산형도 많이 이용되고 있지만 수형 구성과 전정,비가림 재배, 결실량 조절에 보다 용이한 일자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일자형의 경우 주간이 높아 새가지 관리에 다소 어려움이 있으므로 개량 또는 절충식 일자형이 바람직하다.
현재 우리 나라 포도 재배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거봉 등 대립계 품종에 적합한 수형 개발이다. 거봉 계통은 캠벨얼리와 달리 수세가 강하고 결실성도 떨어지므로 수세 조절이 용이한 장초전정 위주의 덕식 수형이 바람직하다.
일본에서는 X자형의 자연형 정지가 많이 이용되고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 수형이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재식 2∼3년차 유목까지는 쉽게 재배할 수 있으나 그 이후에는 수세 조절이 곤란하여 심한 꽃떨이 현상으로 결실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X자형에 가까운 축소 X자 수형이 있기는 하지만 수형 구성 방법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재식 간격에 따라 덕의 공간을 적당히 메우는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의 여러 정지법 중에서 가장 적합한 수형은 열간을 4∼5m로 확대하여 곁가지 상의 결과모지를 장초전정하는 일자자연형이라 생각된다.
거봉계 포도 재배에서 단초전정 위주의 덕식 일자형이나 울타리식은 수세 조절과 결실에 어려움이 많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굳이 단초전정을 해야 할 경우는 웨이크만식에서는 결과모지를 중·장초전정을 하여 원가지에 결속하거나 아니면 무핵재배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지베렐린 처리에 의한 무핵재배(거봉,피오네)에서는 강한 수세를 유지시킬 수 있는 단초전정이 오히려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나무가 자람에 따라 과감히 간벌하여 주간 거리를 5m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