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밥맛 좋은 쌀
밥은 원래 특징적인 맛이 없는 것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맛이 좋은 밥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우선 외관상으로 밥알이 온전한 모양을 갖추면서 윤기가 있고 아주 옅은 노리끼리한 색깔을 띄고 있으며, 구수한 밥냄새와 감칠 맛이 있고 찰기와 탄력성이 있으면서 부드럽고 씹히는 조직감이 매우 좋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밥맛이 좋은 쌀은 밥을 지었을 때 밥이 적게 불어나는 경향이 있고, 밥물에 녹아나는 아밀로스 성분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쌀의 수분 함량도 밥맛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시장에서 쌀을 고를 때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외관적 품질만으로써 밥맛 좋은 쌀을 고르기는 매우 어렵다. 단지 쌀의 냄새나 색감으로 보아 신선도가 있는 쌀을 고르면서 깨물었을 때 지나치게 딱딱하여 수분 함량이 매우 낮은 쌀은 일단 건조과정에서 너무 고온으로 급속하게 말린 나쁜 쌀이 아닌가 의심해 볼 일이다.
(2) 벼알과 쌀
벼알에서 껍질을 벗겨낸 현미는 벼의 열매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이는 네층으로 된 과피와 두층으로 된 종피로 둘러 쌓여 있고, 종자를 싹 틔우게 되면 어린 싹과 뿌리가 나올 씨젖으로 구성되어 있다.
벼 껍질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벼알의 15∼30% 무게비를 차지하며, 가장 바깥층에는 규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고, 이어서 리그닌이 많은 층과 스폰지 모양의 층, 부드러운 유조직층과 속껍질로 구성되어 있어서 벌레나 곰팡이 같은 나쁜 미생물로부터 현미를 보호하고 있으며 종자 내부의 습도를 유지 보존한다.
현미 종피 안쪽에 있는 씨젖은 호분층(糊粉層)과 전분립자로 채워져 있으며 여기에 축적된 전분은 볍씨가 발아를 할 때부터 어린모가 세 개의 잎이 나올 때가지 양분을 공급해 주는 원료가 된다. 씨적의 바깥층인 호분층은 안쪽의 전분립 축적부위와는 다른 구조를 나타내어 각종 세포 과립으로 채워져 있고, 특히 단백질 과립인 아류론 과립과 지방구(脂肪球)가 많이 들어 있다. 호분층과 전분배유의 경계 부분은 부호분층이라고 하는데 도정을 할 때 이 부분이 백미의 가장 바깥층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백미의 바깥층에 주로 밥맛과 관련이 있는 각종 효소나 올리고당(글루코스 등의 당이 몇 개 결합되어 있는 것), 아미노산류, 무기성분 등이 많이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씨눈은 현미 무게의 2∼3%를 차지하며 그 속에는 이미 어린 싹과 어린 뿌리가 갖추어져 있어서 볍씨가 발아하면 바로 다음 세대의 어린 벼 식물체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부분이다. 씨눈에는 단백질, 지질, 비타민 B1 등이 많고 발아시에는 지베렐린이라는 호르몬의 자극을 받아서 씨젖과의 경계부분에서 아밀레이즈 등의 전분 분해 효소를 분비시킴으로써 씨젖을 분해시켜 양분으로 이용하게 한다.
(3) 묵은 쌀은 왜 맛이 떨어지는가
묵은 쌀은 상온저장하에서 쌀의 외관 품질과 냄새 및 밥맛이 크게 나빠진 것이다. 그러면 어째서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인가?
저장 중에 우선 먼저 지질이 리파제에 의해 공기 중의 산소를 만나 산패가 일어나게 되면 결국 나쁜 냄새의 원인물질인 헤사날이나 펜타날로 뒤고, 일부 유린된 지방산은 전분분자 속에 스며들어 전분립자의 호화 및 팽창을 억제시킴으로써 밥을 딱딱하고 탄력성이 없게 만들며, 이와 같은 지질의 산패는 전분과 단백질의 열화(劣化)를 동반하게 되고 결국 쌀 품질과 밥맛을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4) 우리 쌀의 밥맛이 세계 으뜸
우리 소비자들은 우리 쌀에 밥맛이 세계 으뜸인 쌀이 있는 줄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 스스로만이 인정한 사실이 아니라 세계에서 제일 밥맛이 좋은 쌀을 가지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는 이웃 일본인들이 직접 경험하고 인정한 사실이다.
한·일 벼 품종간 식미 및 쌀의 이화학적 특성의 비교 공동 연구가 지난 두 해 동안 실시되었는데, 연차간에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일품벼`가 일본 어느 품종의 쌀보다 높은 식미평점을 받아서 `일품`쌀이 한국이나 일본 사람의 기호성면에서 세계 최고의 밥맛을 나타내는 쌀이라는 평가는 틀림이 없는 사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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