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채소를 가꾸기 위해서는 식물 재배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향신채소는 일반 재배 작물과 달리 환경 적응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정원에서 가꿀 때는 크게 문제시되지 않는다. 특히 독특한 향기 때문에 진딧물이나 병 발생이 일반 작물보다 낮기 때문에 가꾸기가 용이하다. 다만 식물에 따라 요구되는 조건이 차이가 있고 이용할 분위가 달라 수확과 월동 관리 등을 잘해야만 정유 성분이 많은 향신채를 얻을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관점에서 향신채의 토양 관리, 번식 등에 대한 기초를 설명하고 정원, 용기 그리고 실내에서 어떻게 가꿀 것인가에 대하여 기초적인 내용을 설명해 보기로 한다.

[재배지 선택과 일반관리]

향신체는 여름이 건조하고 겨울이 따뜻한 지중해가 원산지인 식물이 많기 때문에 대체로 충분한 햇빛이 드는 장소를 택해야 한다. 만일 도회지의 공간에 향신채를 심는다면 주위 건물을 백색으로 도색 하여 햇빛의 반사가 충분히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따라서 용기(컨테이너)재배나 실내재배시에도 반드시 햇빛이 충분히 드는 곳을 택해서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 토양 조건은 물빠짐이 좋고, 양분의 보유력이 높으며, 토양 통기성이 좋아야 한다. 이와 같은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점토질토양에는 모래 등을 섞어서 토양을 개량해야 하며, 모래땅에서 유기질의 함량이 낮아서 양수분의 용탈이 많다고 생각되면 충분한 퇴비를 시비해야 한다. 많은 퇴비를 주면 양분의의 보유력이 상승되고 토양 통기성도 향상되어 식물의 뿌리가 잘 뻗어 생육이 잘될 뿐만 아니라, 충분한 유기물로 인해 향신료의 맛과 향기가 아주 좋아진다. 대체로 용기재배시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인조흙과 유기물을 알맞게 섞어서 파종 전에 조제할 수밖에 없다.

도시의 정원에서는 물빠짐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땅속 깊이 45~60cm정도에 구멍이 난 플라스틱관을 묻어 물이 잘 빠지게 인위적 배수 시설을 해야 한다.

유럽의 정원에서는 토양 유기물 보급을 위해 가정채원에서 자라는 모든 정지한 가지, 수확 후 남는 식물체 그리고 캐낸 잡초를 씩혀서 유기물로 보급하는 이때 집에서 나오는 생선뼈 , 음식 찌꺼기, 고기뼈 등을 부셔서 퇴비장에 같이 넣고 썩혀서 퇴비로 사용한다.

여름에는 50~100ℓ 들이 플라스틱 물통을 준비한 다음 여기에 절반 가량 물을 채우고 썩기 쉬운 잎이 넒은 광엽잡초를 넣어서 2주일간 썩힌 다음 식물이 녹아 난 물을 바가지로 조심스럽게 펴서 향신채 사이사이에 뿌려 준다. 그러면 훌륭한 유기질 비료가 된다. 만약 너무 많은 풀을 넣어 썩혀서 농도가 진하다고 생각되면 물에 희석해서 뿌려 준다. 대체로 향신채소를 가꿀 때는 화학비료를 주지 않는 다. 왜냐하면 화학비료는 식물의 생장을 지나치게 촉진시켜 향신채의 키만 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와 잎과 줄기에 방향성분의 농도를 매우 낮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하면 각종 유기질비료를 구입해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정원예의 경우라도 퇴비 만들기가 어려우므로 원예센터등에서 구입해서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향신채는 산성토양에서는 생육이 나쁘기 때문에 도회지의 경우에서는 반드시 석회 등을 사용해서 토양의 산도를 교정한다. 대체로 3.3㎡ (1평)에 250~300 g 의 석회를 뿌려 주면 훌륭한 산성토 개량제가 된다. 그러나 어떤 경우도 책이나 종이를 태운 재를 정원에 뿌려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들 인쇄잉크에는 많은 중금속이 들어 있어 토양을 중금속으로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향신채의 종류에 따라 중부지방에서 월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을에 식물체 전체를 흑색 비닐잊나 볏짚 등으로 멀칭을 해줘야 한다. 만약 이와 같은 작업이 어려울 경우는 식물체 아랫부분이라도 얼지 않게 흙으로 20~30㎝ 정도 덮어두었다가 봄 일찍 해동이 되면 흙을 걷어내야 한다. 그 외 겨울에 실내에서 즐기고 싶은 식물이나 내한성이 약한 식물은 캐서 화분에 옮겨서 창가에 둔다.

가정원예에서 여름철에는 많은 잡초가 생기게 되므로 잡초 방제를 위해 식물 사이에 멀칭을 하는 경우가 있으나 향신체 가꾸는 정원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서 실제 비닐멀칭은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별로 실시하지 않는다.

그 외 향신채 식물로 생울타리를 만드는 경우는 알맞게 전정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는 로즈매리 같은 것이 키가 작아도 좋은 생울타리가 된다.

재비시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진딧물 같은 충해이다. 노지에서 가꿀 때는 소규모 식물은 손으로 잡아 주고, 대단위 재배시에는 농약을 뿌려야 한다. 그러나 과다한 살충제의 이용은 향과 맛을 나쁘게 만들며, 살포 후 1주일 내는 수확해서는 안된다. 최근에는 채소나 향신채 위에 망사를 덮어서 진딧물을 방지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재배할 때 향신채화분에 진딧물이 생기면 목욕탕이나 베란다에 식물을 가져가 호스로 물을 세게 잎에 뿌려 진딧물을 씻어 준다. 그래도 안 없어지면 자연농약을 만들어 살포한다. 우리가 쉽게 만들 수 있는 자연농약은 깐 마늘 2쪽을 잘 갈아서 물 500㎖ 에 넣고 성분이 물에 잘 스며 나오도록 기다린 다음 마늘을 걸러 내고 이것을 잎에 뿌려 주면 진딧물을 방제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식물에 따라 민감하므로 일부를 줄기에 뿌려 진딧물은 죽고 식물에 이상이 없으면 전체적으로 뿌려준다. 시판 가정용 살충제를 뿌릴 경우는 어린이 손이 닿지 않게 식물을 간수하고 1주일이 지난 후 잎을 이용한다.

[번식법]

향신채소는 종자번식하는 것과 영양번식을 하는 식물로 나눌 수 있다. 종자번식을 하는 식물은 종묘회사에서 종자를 구입하여 파종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향신채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종묘회사가 많지 않아서 취미원예가가 꼭 필요한 종자는 외국의 종묘회사에 직접 신청하여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영양번식을 하는 식물도 구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국내 수집가에게 분양을 받든지 아니면 외국의 회사에 주문을 하고 있다.

이들 향신채소를 구입할 때는 재배가가 가꾸는 지역이 중부와 남부 그리고 제주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남부지방에서는 내한성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중부에서는 내한성이 강한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종자 번식을 실시하는 향신채소는 밭에 묘상을 만들어 직접 파종하는 경우와 실내 용기에 파종하는 경우가 있다. 밭에 파종할 때는 봄철에 해동이 되고 잡초 종자가 나기 시작하면 내한성이 다소 있는 향신채를 파종하여도 된다. 물론 정원 구석에 소형의 터널을 만들면 다소 일찍 뿌려도 되며, 온실에서는 계절이 상관없이 파종할 수 있겠다.

대체로 파슬리는 4월초에 뿌려도 되며, 4월중하순에는 마죠람, 사보리 같은 것을 뿌려도 된다. 그러나 바실 같은 것은 5월 초순이 지나야 노지에 뿌릴 수가 있다. 이와 같이 온도의 요구도에 따라 파종하는 시기가 다르다. 그러나 서울지역에서 5월초에 노지에 파종하면 어느 씨앗이나 무리가 없다. 노지파종은 주로 줄뿌림을 하는데 1.2m 폭의 이랑을 만들고 식물의 크기에 따라 20㎝ 간격으로 골을 파고 파종 깊이는 작은 종자는 약 0.5㎝ , 큰 종자는 1~1.5㎝ 깊이로 하는 데 이때 종자를 심는 깊이는 종자 크기의 3배를 표준으로 삼는다. 씨앗 파종 작업이 끝나면 파종 일자가 적힌 라벨을 꽂아 놓는다. 봄철에 발아를 촉진하기 위해서 파종 후 비닐을 덮어 주며, 싹이 나기 시작하면 걷어 준다.

파종용 용기는 화분, 플라스틱 또는 스티로폼 상자 등을 사용할 수 있는데 깊이가 최소한 10㎝ 이상 되게 미리 준비한 잘 소독된 상토나 구입한 육묘용 배양토 또는 강모래를 채운 후 파종을 한다.

이때 너무 깊게 심으면 안되며 작은 종자를 파종하고 난 후에는 위에서 관수를 하지 말고 용기를 5~10㎝ 정도 깊이로 물을 채운 물통에 담궈서 저면관수가 되도록 한다. 작은 종자를 파종하고 위에서 심하게 물을 주면 종자가 다른곳으로 튀거나 전부 땅위로 노출되어 발아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노지에서 싹이 나서 자란 식물이 5~10㎝ 정도 크면 알맞게 솎아 주거나 또는 다른 곳에 옮겨 심는다. 용기에 심은 식물도 일정한 크기가 되면 다른 화분이나, 플라스틱 포트에 옮겼다가 서리의 위험이 없으면 심고자 하는 곳에 정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향신채소류의 어린 묘가 시판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시판되는 경우에는 필요한 양판큼 구입하면 되므로 육묘의 수고를 하지 않아서 편리하다.

<표. 향신채소의 분류와 번식법>

향신채소의 분류와 번식법
습성 식 물 번 식 법
일년생 아니스, 바실, 보레이지, 카모밀, 처빌, 고수(코리안더) 쿠민, 딜, 겨자, 로켓, 샐러드, 사보리, 마죠람 종자번식
이년생 안젤리카, 카라웨이, 파슬리 종자번식
영년생 캐트닢, 차이브*, 패널*, 히서프, 러비지, 마죠람(프랑스), 오레가노, 루,세이지*, 수영*, 백리향*, 겨울 사보리 영양번식

(* 종자번식 가능)

향신채의 삽목에는 줄기가 굳지 않은 상태에서 늦봄에 실시하는 녹지삽, 줄기 일부가 굳어질 때인 여름에서 초가을에 실시하는 반숙지삽, 그리고 가을의 중간이나 늦가을에 완전히 굳어진 줄기를 삽목하는 숙지삽 방법이 있다. 백리향은 녹지삽, 세이지나 로즈매리는 반숙지삽을 할 대 발근이 잘 된다. 삽목할 때 삽수의 길이는 녹지삽은 5~10㎝, 반숙지삽은 10~15㎝, 그리고 숙지삽은 15~30㎝으로 실시한다. 삽목할 때는 땅속에 꽂을 부분에 해당되는 줄기의 잎을 제거하여 삽목한 다음 수일간은 그늘을 만들어 주며 그후 반그늘을 유지시켜 준다 . 반그늘에 두면 궁중습도가 잘 유지되어 발근활착이 잘 된다. 삽목용토는 가는 강모래를 시용하거나 모래와 피트모스를 1:1로 섞어서 사용한다.

향신채 중에 세이지, 르즈매리는 휘묻이로 번식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땅에 가까운 줄기를 흙속에 묻어 뿌리가 나면 모주로부터 분리시켜 한 개체의 식물을 만드는 방법이다.

포기나누기(분주)는 늦가을이나 봄 일찍이 식물체를 캐서 뿌리를 붙여 적당히 포기를 나누어 심는 방법으로 박하, 밤, 차이브, 러비지, 오래가노, 수영, 그리고 백리향 등 식물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뿌리를 절단하여 번식하는 식물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는 서양고추냉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