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국민들의 식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것과 함께 개개인의 식문화도 보다 다양화 되고 있어 지금까지 우리에게 생소했던 많은 외래 향신채소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되고 있다. 이는 보건적 측면에서 인공조미료보다 튼 의미를 갖는 천연조미료를 즐겨 찾는 세계적인 흐름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향신 채소에 대한 정의를 한마디로 내리기 어려운 것은 그 어휘를 우리 생활주변에서 사용한 역사가 짧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향신채소를 우리는 약칭해서 향신체라고 하는 데 이는 주로 음식의 맛과 향기를 내는 조미료 식물이라는 의미도 있어 조미채소라고도 부른다. 외국에서는 향신채소를 초본성식물에서 출발했다고 하여 허브라고 칭하고 있는데 한국원예학 용어집에서는 향신채소를 영어로 condiment vegetables라고 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통상적으로 고추, 마늘, 양파, 생강, 잎파와 같은 양념으로 쓰이는 채소를 양념채소 또는 조미료식물(Spice plant)이라고 부른다. 여기에 반해 외국에서 수입해서 가꾸는 로즈메리, 라벤더, 백리향등을 향신채소라고 하지 않고 허브(Herbs) 또는 허브식물이라고 부르며, 이와 같은 식물을 모아서 기르는 곳을 허브가든(Herb garden)이라 창한다. 우리는 종종 허브 이외에 양념이라는 뜻에서 스파이스(Spice)라는 표현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데, 이들 허브와 스파이스라는 어휘가 어떤 차이가 있는 지 살펴본다면 향신채소의 정의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허브라는 말은 기원전 4세기경 그리스 학자 Theopharatus가 식물을 교목(Tree), 관목(Shrubs) 그리고 초본(Herbs)으로 나누면서 처음 사용한 것 같다. 그 후 초본식물을 대상으로 약용적 특성연구가 유럽에서 진행되어 오는 과정에서 향신채를 지칭하는 말로 Herb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다.
그러면 먼저 미국에서 허브는 어떻게 정의되어 있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Funk and Wagnalls Dictionary 에 의하면 “허브는 목질부를 가지지 않고 개화 후에 죽는 식물” 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반면에 Von Nostrand Chemist’s Dictionary 에서는 허브를 “생약 또는 요리에서 이용을 목적으로 어떤 정유를 추출하기 위한 전체식물 또는 식물의 일부분”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유명한 백과사전인 Collier’s National Encyclopedia에서는 좀더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즉, 허브는 “거의 전혀 목질부를 가지지 않은 식물로서 지상부에 겨울눈을 가지지 않고 가을철이면 지상부 전체가 고사한다. 많은 허브식물들은 여러해살이를 할 수 있는데 그들은 대체로 인경, 과근 또는 괴경 등이다. 그와 같은 영년 생식물을 제외하고 이년생은 겨울을 지나고 죽으며, 일년생은 당년에 개화결실하고 죽는다. 허브는 지구의 북반구 온대지방이 원산지이다. 그러나, 열대지방에서는 대부분 목본으로 존재한다” 라고 정의했다. 이외에 많은 의견이 있으나 최근에는 일반적으로 “허브는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인간에게 유용한 모든 식물” 이라고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허브의 범위에는 후추, 계피 등 열대산 식물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유럽과 비슷한 기후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도 허브의 범주에는 국내재배가 가능할 식물을 대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에는 스파이스(향신료)의 정의를 살펴보기로 한다. 스파이스라는 말은 라틴어의 ‘species aromatacea’ 에서 유래됐는데 이 단어는 ‘땅의 과실’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을 짤게 하여 ‘spieces’ 라고 했으며 나중에 스파이스는 ‘spice’ 로 변화됐다고 한다. 스파이스는 허브보다 폭넓은 의미로 사용되어 여기에는 건조시킨 양파, 사롯, 차이브 그리고 만ㄹ도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향신료를 다루는 회사들은 이와 같은 향기나는 인경류는 건조채소로 분류한다. 다만 사프란, 구추 , 그리고 울금 등은 그들 재료가 색소를 낸다고 하여 스파이스로 분류한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향이나 맛을 내는 것 이외에 착색을 돕는 식물도 스파이스에 포함시키는 것을 알 수 있다. Funk and Wangnalls Dictionary 에서 스파이스는 ‘ 식품과 음료 등의 향을 내는 데 사용하는 시네몽, 정향(크로브)등과 같은 향과 맛을 내는 식물로서 자극제 또는 첨가제로서 의미가 있는 것, 하나의 방향을 내는 것’ 이라고 했다. 그 외 여러 가지 정의가 있으나 대체로 크게 차이가 없다. 그 가운데 Parry(1969)는 ‘ 음식에 향, 맛, 그리고 자극을 주기 위해 첨가 시키는 건조된 식물체 생산물로서 뿌리, 수피, 잎, 과일, 종자 그리고 다른 식물의 일부분으로 구성된 것’ 이라고 스파이스를 정의했다. 최근 미국 향신료무역협회 (American Spice Trade Association) 에서는 ‘부엌의 조미료 선방에서 다루는 모든 식용가능 한 물질을 스파이스라고 명명한다. 여기에는 허브와 역사적으로 조미료라고 부르는 조미료 종자, 조미혼합물 그리고 건조채소를 포함한다. ’ 라고 하였다.

이상의 여러 가지 설명을 비교해보면 스파이스가 허브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스파이스는 향신료, 그리고 허브는 향신채로서 표현되고 있는 것이 옳다고 본다. 따라서 향신채소는 ‘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로서 음식의 맛과 향을 내는 데 사용하는 초본성식물’ 로 정의할 수 있겠다. 반면에 향신료는 ‘ 음식의 맛, 향 그리고 색깔을 내기 위해 온대 및 열대에서 생산되어 건조한 채 이용되는 모든 식물성 재료 ’ 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지금까지 이 분야가 크게 발전되지 못했지만 국민들의 식생활 수준의 상승과 함께 외국여행을 통하여 새로운 식문화에 접하게 되면 향신채소에 대한 재배와 이용이 앞으로 급속도로 늘어나리라 추측된다. 왜냐하면 향신채소는 영양가가 채소보다 높을 뿐 아니라 독특한 맛이 있으며 보건적 효능이 아주 높은 특징이 있어 취미원예가 분만 아니라 식품 및 생약업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리라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