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화장미의 개화생리

(1) 화아분화와 발육

① 화아분화기 및 그 후의 발육과정 : 장미의 액아는 정아우세에 의해서 발아가 억제되어 있는 시기에는 잎 원기의 형성은 계속되나 화아는 분화시키지 않는다. 채화 및 적심 또는 전정에 의해서 정아우세가 제거되면 잎원기의 분화 발달이 일어나고 발아해서 1∼4cm에 달하면 환경조건에 관계없이 화아분화가 시작된다. 이 시기는 대략 정아우세가 제거된 후로부터 2주째 쯤이다.

장미 화아분화의 최초 징후는 생장점 부위가 편평해지는 것으로서, 그 후 꽃받침, 꽃잎, 수술, 암술 순으로 분화한다. 정아우세가 제거되면서 부터 화아분화할 때까지의 일수, 화아분화시 신초의 길이, 화아분화 후 개화까지의 일수는 품종과 온도 등에 따라서 달라진다. 소냐, 핑크 센세이션, 바카라의 3품종을 비교하면 소냐가 가장 빨라 신초가 1cm 정도에서 화아가 분화하며, 그 다음으로는 핑크 센세이션이며, 바카라가 가장 늦어서 신초가 4cm 정도되어야 분화한다. 한편 핑크 센세이션은 계절에 관계없이 3cm 정도에서 대부분 화아가 분화하고 발육도 순조롭게 진행하지만, 바카라는 3월과 8월에는 순조롭게 분화해서 발육하지만 12월에는 분화와 발육이 늦어진다. 겨울철 가온해서 16℃ 이상으로 유지하는 경우에는 화아분화까지의 일수 차이는 있지만 거의 모든 품종이 신초 1∼4cm 시점에서 화아가 분화하지만, 야간온도가 낮은 경우와 동계전정을 해서 서서히 온도를 올리는 경우는 화아분화 시기는 현저히 늦어진다. 슈퍼스타 품종은 겨울철 13℃에서 재배하면 신초가 7∼8cm에서 화아가 분화되지만 12월 중순에 전정해서 1월 중순까지 5∼7℃, 그 후 2월 상순까지 9℃, 2월 중순까지 11℃로 관리하면 신초가 20cm 될 때까지도 화아분화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화아분화와 화아발육 양상은 1회만 피는 장미속 식물에 속하는 대목들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② 화아의 불완전 발육 “브라인드(blind)” : 절화재배에서 가끔 꽃봉오리가 부착되지 않은 가지가 나와서 문제가 된다. 이것을 브라인드라고 하는데 이러한 브라인드 현상은 화아가 분화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개화지에 비해서 늦게 분화하므로서 화아 분화발달단계에서 발육정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발육정지 현상은 꽃잎 원기로부터 암술형성 단계까지 일어나는 것으로서 최초의 징후는 꽃받침 및 꽃잎세포가 붕괴하여 죽어 없어지는 부위가 나타나고, 암술 원기 밑에 이층이 형성되어 없어지는 것이다. 수술과 암술이 형성된 후는 발육정지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화아분화와 발육에 대한 연구에서 브라인드지(blind枝)는 개화지에 비해서 줄기길이가 짧고 잎수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줄기길이가 짧은 것은 화아발육이 정지되면 신장이 정지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와 같이 줄기의 생장에는 수술과 심피가 필요하지만 이것은 자방 및 약(꽃밥)에서 만들어지는 오옥신이 줄기의 생장에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잎수가 적은 것은 화아가 발육정지할 때에 상위의 잎 4매가 동시에 발육정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브라인드의 발생에는 품종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절화용 품종선택에는 년간을 통해서 브라인드가 적은 품종을 선택하여야 한다. 현재 보급되고 있는 품종이 대부분은 브라인드가 적게 나타나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인드는 광도가 낮은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신품종 육성시에 실생묘를 4,000∼8,000lux 정도의 낮은 광도에서 브라인드가 적은 개통을 선발하는 방법이 실시되고 있다.

브라인드 가지수와 개화지 수와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으며 겨울작형에 맞는 품종의 교배친에는 년간 가지발생이 많으면서 브라인드가 적은 것을 선택하여 활용하고 있다.

De Vries(1977)가 몇 가지 품종에서 가지발생수와 브라인드 발생율을 조사하여 보고한 결과를 보면(표 32) Anabel, Mercedes와 같이 가지발생수도 많고 브라인드도 많은 품종그룹(A), Easte·opheliam, Bellinda, Sonia와 같이 가지발생은 많지만 브라인드는 적은 품종그룹(B), Fresira, Ilona, Bingo, Baccara와 같이 가지발생수가 비교적 적고 브라인드가 많은 품종(C), Golden Wave와 같이 가지발생수도 적고 브라인드도 적은 품종군(D)으로 나눌 수 있다. 이중에서 B군이 유전적 특성으로 가장 좋은 품종군이라 할 수 있다.

표 1. 절화품종별 가지발생수와 브라인드 발생율 (De Vires. 1977)

절화품종별 가지발생수와 브라인드 발생율
품 종 가지발생수 (개) 브라인드 발생율(%) 품 종 가지발생수 (개) 브라인드 발생율(%)
Anabel 44.3 27.2 Fresira 22.2 25.6
Mercedes 30.7 31.8 Ilona 17.2 20.4
Easte·opheliam 30.2 5.9 Bingo 17.0 23.3
Bellinda 29.9 12.6 Baccara 15.0 20.0
Sonia 24.8 12.3 Golden Wave 12.7 9.7

브라인드는 실제재배에서는 절화가격이 높은 겨울철에 문제가 되지만 겨울 뿐만아니라 봄, 여름에도 많이 발생하다. 그러나 개화지에 대한 브라인드지의 비율은 겨울이 많다. 겨울에는 휴면아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초수가 줄어들고 생장량도 적어져서 개화까지의 일수가 길어지므로 발아한 신초의 브라인드가 특히 눈에 띄게 많아진다.

브라인드의 발생은 동일품종에서도 해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③ 기형화(奇形花) : 분화한 화아가 발육이 정지되지 않고 생장은 하지만, 정상적인 꽃으로 자라지 못하고 상품가치가 없는 기형화가 되어 버리는 일이 있다. 꽃잎 수는 정상적인 꽃보다 많아지고 더구나 꽃잎이 짧고 폭이 넓어져서 내부 쪽으로 구부러지며, 심한 경우에는 꽃의 중심부가 평평하게 되고 자주 꽃잎 심(心)이 2, 3색으로 혼합된 꽃이 된다. 그 모양은 황소 머리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영어로 bull-head라고 부르고 있다.

브라인드와 같이 품종에 따라서 기형화 발생율에 큰 차이가 있다. 기형화는 고온기와 저온기에 발생하지만, 고온기의 bull-head는 꽃봉오리가 발달하고, 꽃받침이 꽃잎에서 떨어져 내리는 시기인 개화 약 1주전(꽃잎 발달이 왕성한 시기인 꽃봉오리의 직경이 0.95∼1.90cm 사이)에 단기간내 25∼30℃의 고온에 부딪히면 발생한다. 발육속도와 기형화와의 사이에는 높은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다.

저온기에 발생하는 기형화는 꽃봉오리 발육초기에 저온(5℃ 전후)을 받으면 발생한다. 브라인드와 같이 수술과 암술이 완성된 이후에는 저온의 영향은 받지 않는다. 정상적인 꽃에서는 꽃봉오리의 종경발육이 횡경발육을 항상 상회하지만, 기형화에서는 꽃봉오리의 발육초기부터 종경발육과 횡경발육이 같이 진행된다. 브라인드를 유기하는 낮은 광량은 기형화 발생과는 관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