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산채 봄나물 중 하나인 ‘부지깽이 나물’을 스마트팜 시설에서 연중 생산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젊은이가 있다. 양주시 백석읍 ‘다솜농장’ 김태경(40)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글. 이장희 기자 / 한국농어민신문 사진. 배호성
울릉도가 산지인 부지깽이나물 경기도 양주시에서 재배
최근 방문한 양주시 백석읍·광적면 등 5개 농장 2만 3,100㎡(7,000평) 44동의 시설 하우스에는 파릇한 모종과 한창 출하를 앞둔 부지깽이나물이 병행해 자라고 있다. 보통 산지나 노지에서 자라는 부지깽이나물이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시설에서 재배돼 다소 의아했는데, 과연 투자 대비 부가가치 효율이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5개 농장에서 생산되는 양만 연간 140여 톤. 연 매출로 5억 원이 넘는다. 울릉도가 산지인 부지깽이나물은 주로 5월 말에서 6월 초 노지에서 한철 수확하지만 김 대표는 연중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 학교급식으로 납품돼 가격과 판로가 안정적이고 일부는 온라인으로 고가 판매돼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것.
청년농부 김태경 씨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지금은 성공한 청년농부로 보란 듯이 자리 잡았지만 김 대표의 영농은 시련과 고충의 오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일구어 온 것이다. 서울이 고향인 김 대표는 2005년 부모님을 따라 양주시로 귀농해 현재까지 20년 동안 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에는 녹차 분화재배를 했지만 실패 후 시설채소에 도전해 상추 육묘와 오이, 애호박 농사를 짓고 흑돼지도 키우며 식당도 운영했다. 그러나 생각만큼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7년 전 스마트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온실 자동화 시스템 업체를 운영하며 본인의 시설채소에 이를 접목했다.
생소했던 작물에서 효자 작물로
하지만 시설 투자 대비 부가가치 효율성이 낮았다. 이에 우연히 남양주시에서 부지깽이나물을 재배하던 농가가 재개발에 따른 농지 수용으로 영농을 중단, 김 대표가 이를 넘겨받아 4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부지깽이나물 재배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당시 부지깽이나물 재배는 생소했지만 경기도 학교급식 납품으로 판로가 안정적이고 소득이 높다는 것을 듣고 시작했다.”며 “기존 시설재배 노하우와 온실 자동화 시설도 갖추고 있어 생산량과 가격만 안정적이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계획은 적중했다. “상추나 쑥갓 등의 엽채류는 150평 기준 1회 수확량이 80~100박스(1박스 4kg)인데 반해 부지깽이나물은 120~180박스까지 나온다. 연중 수확도 가능해 생산량이 엄청나다. 가격도 벌크(4kg)당 1만 8,000원까지 받는다. 일반 엽채류에 비해 생산량이나 수취가에서 굉장히 탁월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스마트팜 양액 재배로 고품직 작물 생산
김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시설재배의 전문성을 살려 모종 생산도 직접 한다. 또 기존 시설하우스 토경 재배를 양액 재배로 전환해 양질의 나물 수확 횟수를 크게 늘렸다. 4월 초에 모종을 심은 후 60일이면 수확을 시작한다. 중간중간 삽목과 보식을 통해 연중 부지깽이나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부지깽이나물은 병해충에 비교적 강한 작물이지만 총채벌레, 파밤나방, 흰가루이 같은 병해충과 세균성병이 발생할 수 있어 주기적으로 잎을 관찰하고 해충이 발견되면 친환경 약제와 미생물 등을 공급한다.
“물 맑고 공기 좋은 호명산 자락에서 스마트팜 양액 재배를 하다 보니 친환경적이고 품질 좋은 나물이 생산돼 학교급식뿐 아니라 온라인(쿠팡) 판매에서도 인기가 높다.”며 “학교급식 판매량이 60~70%가량 되지만 여름·겨울 방학 기간 학교 납품은 안 되는 대신 날이 덥고 춥기 때문에 시장 가격은 상당히 높아 연중 일정한 소득이 창출된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경기도 농어업 소득 333프로젝트 대상자 선정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에도 박차
생산량이 아직 부족하다는 김 대표는 부지깽이나물의 스마트팜 재배시설 확충을 위해 지난해 경기도 혁신농정인 ‘경기도 농어업 소득 333 프로젝트’ 대상자로 선정돼 시설개선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나물 무침이나 장아찌, 건나물 등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최근 식생활 트렌드에 맞춰 부지깽이나물 생채 샐러드와 피클 가공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경기도 333 프로젝트를 통해 부지깽이나물의 스마트팜 양액 재배시설을 확충해 전국 소비자가 언제 어느 때든 쉽고 가볍게 구매해 즐길 수 있도록 나물 대중화와 저변확대에 매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농어업 소득 333 프로젝트’ 추진 경기도가 3년 내 농어업 소득 30% 증대를 목표로 농어업인 310명을 맞춤 지원하는 민선 8기 핵심 농어업정책 ‘농어업 소득 333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한다. 도는 지난해 4월 지원자 신청을 받아 9차례의 오디션을 거쳐 21개 시군 농어민 31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2026년 12월까지 90억 원을 투입해 경영 분석, 1대1 맞춤형 컨설팅, 교육·소득증대 기반, 홍보와 마케팅 지원 등을 받게된다. 333 프로젝트는 ‘혁신 농어업 1번지’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4대 전략, 34개 사업 가운데 가장 첫머리에 놓인 사업이다. 이에 333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경기 농어업 혁신 1번지의 주축이 될 333 프로젝트 선발 농가를 연속 시리즈로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