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청춘] 벌 치며 봉산품 만드는 유혜라 씨 양봉으로 성공한 강소농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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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치며 봉산품 만드는 유혜라 씨 양봉으로 성공한 강소농이 되고 싶어요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유혜라 씨는 아이의 건강을 계기로 꿀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지금은 양봉가로 우뚝 섰다. 이제 그녀는 벌과 함께 지역과 사람을 잇는 ‘강소농’을 꿈꾼다. 벌꿀과 봉산품에 각종 체험 행사까지… 작지만 강한 농가를 향한 유혜라 씨의 분주한 하루가 시작된다. 글. 백연선 자유기고가 / 사진. 지선미 아이들이 저를 ‘사업가 엄마’라고 부르며 뿌듯해해요.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껴요. 양봉을 통해 ‘직업의 세계는 정말 다양하다.’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 싶어요. 경기 평택시 청북면에서 화성시 양감면으로 이어지는 국도변. 벌을 키우며 다양한 봉산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유혜라 씨(42)를 만난 곳은 널찍한 밭 사이로 크고 작은 공장지대가 끝없이 이어지는 청북면 율북리 작은 쇼룸이었다. 벌을 키우는 곳은 맑은 물과 함께 울창한 숲이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녀를 만난 작업실 앞뒤로는 KTX 철로와 함께 커다란 공장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경기 평택시 청북면에서 화성시 양감면으로 이어지는 국도변. 벌을 키우며 다양한 봉산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유혜라 씨(42)를 만난 곳은 널찍한 밭 사이로 크고 작은 공장지대가 끝없이 이어지는 청북면 율북리 작은 쇼룸이었다. 벌을 키우는 곳은 맑은 물과 함께 울창한 숲이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그녀를 만난 작업실 앞뒤로는 KTX 철로와 함께 커다란 공장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벌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벌꿀과 봉산품을 판매하고, 관련 체험을 하기에는 사람들의 접근성도 좋아야 하기에 이곳에 쇼룸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온택 Bee Plenty(비 플렌티)’라는 이름을 지닌 이곳에서 유혜라 씨는 벌을 키우고, 이를 활용해 밀랍초, 천연비누, 밀랍크레용, 디퓨저 등을 만들어 판매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 양봉 인생 2막 “벌과 함께 다시 핀 꿈”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평택시 청소년재단에서 일해왔던 유혜라 씨는 남편의 취미였던 양봉을 통해 벌과 인연을 맺었다. 남편의 어깨너머로 지켜본 양봉은 처음엔 가족 건강을 지키는 수단에 불과했지만, 막내딸이 심장 질환에서 회복한 경험을 계기로 꿀의 효능을 믿게 되었고, 그때부터 그녀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남편의 취미였던 양봉이 어느새 그녀의 인생을 바꾸는 열쇠가 된 것. “아이 수술을 앞두고 병원에 검사받으러 갔는데 완치 판정을 받았어요. 그동안 꾸준히 먹었던 벌꿀이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꿀에 대한 확신이 생겼죠. 마침 오랫동안 벌을 키워오던 남편도 양봉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한번 해보는 게 좋겠다고 거들고 나섰죠.” 그렇게 지난 2023년 봄 직장을 나온 혜라 씨는 같은 해 청년창업농에 선정되면서 받은 지원금으로 가장 먼저 1톤짜리 트럭을 사며 본격적인 벌꿀 농사에 나섰다. 벌을 채집하면서 그동안 틈틈이 배워온 아로마테라피, 양초 공예, 비누 공예 등을 벌꿀 부산물과 접목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북면 율북리 990㎡(300평) 규모의 대지에 19.8㎡(6평) 규모의 쇼룸과 벌꿀 재배사를 마련한 것도 그 즈음의 일이다. 그 사이 산자락과 이곳 율북리 재배사의 벌통은 모두 합쳐 80군을 넘어섰다. ![]() 다양한 봉산품 개발, 체험행사 … 강소농 향한 끝없는 도전유혜라 씨의 하루는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시작된다. 양봉장을 돌아보며 청소도 하고, ‘도둑벌’ 현상을 막기 위해 고르기 작업도 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저온 피해를 예방하는 보온 작업은 물론 여왕벌 방과 수벌 집 제거 작업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에는 쇼룸으로 출근해 밀랍초, 천연비누, 밀랍크레용, 디퓨저 등을 직접 만든다. 체험객들을 맞이하고, 꿀과 프로폴리스, 밀랍 등을 활용한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특히 이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고객에게 인기가 높아 체험 신청은 5월까지 마감된 상태다. 이런 노력으로 한 달에 많을 땐 800만 원, 적을 땐 100~200만 원 수준을 벌어들인다. 대부분 시설을 만드는 데 다시 투자하지만, “직장 다닐 때보다 수익이 많다.”라는 게 그녀의 귀띔이다. 물론 어려움도 없지 않다. 지난해 11월, 폭설로 일부 벌 재배사가 무너졌을 때 혹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행정기관을 찾았던 혜라 씨는 양봉은 재해 보상 대상이 아니라는 담당자의 말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보상받을 수 없다는 말보다 양봉은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실망했어요. 내가 정부에서도 인정해주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모든 걸 내려놓고 싶었죠. 하지만 누가 시켜서 시작한 일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바로 마음을 다잡았어요.” 유혜라 씨의 꿈은 단순히 벌통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키우고, 봉산품을 활용해 지역사회를 돕고, 경력단절 여성에게 일자리 기회를 주는 것이다.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양봉은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인류 생존에 꼭 필요한 일.”이라는 자부심으로 산다는 그녀는 “반드시 성공해 양봉으로도 얼마든지 작지만 실속있는 농장, 감동을 주는 일터를 만들어내고 싶다.”라며 자신 있게 말한다. 내 이름으로 땅을 사니 더욱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져요. 지금은 그 땅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지만, 언젠가 혼자서도 풍란을 잘 기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 그땐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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