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법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산업사회의 대량생산 가치가 지배하던 시기에 화학농약과 비료 사용으로 인해 교란된 농업 생태계를 복원하고, 지구촌 환경을 되살릴 수 있는 농업 수단이다. 경기도는 친환경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고, 수도권 주민들에게 안전 농산물 공급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 하태문 경기도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연구팀장
현장과 함께 뛰는 경기도 친환경농업 연구
경기도 내 친환경농업 면적은 5,240ha, 농가 수는 4,703호로 전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학교급식 매출액이 1,048억으로 경기도 친환경 농산물 전체 매출액의 43%에 해당한다. 타 도보다 친환경 농산물의 공공급식 납품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경기도는 2019년 공공급식에 경기도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을 우선 공급할 수 있는 <경기도 공공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고, 관련 조직을 정비한 바 있다. 이에 2021년 경기도농업기술원 버섯연구소는 친환경미생물연구소로 개청하였고, 친환경농업연구팀과 버섯연구팀으로 편제가 바뀌게 되었다.
친환경농업연구팀은 연구직 5명(연구관 1명, 연구사 4명), 일반직(행정) 1명, 공무직 10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경기도 지역에 적합한 친환경 작목 발굴과 종합 재배 매뉴얼 개발, 친환경 유기농자재와 병해충 방제 기술 개발, 미생물의 농업적 활용과 실용화 연구 등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농업연구팀의 신설과 함께 친환경농업인들의 학습 단체인 경기도친환경농업연구회를 창설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연구수요를 발굴하고, 연구 결과를 현장에 접목하는 현장 농업 실천의 뼈대를 구축하였다.
전문성과 팀워크가 독보적인 성과로 이어져
신설 3년, 친환경농업연구팀은 내실 있는 연구 성과를 쏟아내고 있다. 각 연구원의 전문성을 살려 작목 재배 기술 개발, 병해충 방제, 미생물 개발 등을 분업화하였고, 작목의 각 분야 개발 성과를 친환경 재배 매뉴얼로 종합화한 것이다.
타 도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작목이나 생산이 불안정한 작목에 대하여 경기도 기후조건에 맞는 조기재배 기술, 품종 선발, 유기농업자재 개발, 병해충 방제 등 종합 재배 매뉴얼을 개발하였다. 제주도에서 대부분 공급받았던 봄당근은 현재 약 80톤을 경기도에서 출하하고 있고, 감자는 연간 약 3,000톤을 안정적으로 자체 공급하게 되었다. 또한, 경기도 내 친환경 사과 재배가 가능하게 되어 연천, 포천 등을 중심으로 공급량이 점점 늘고 있다.
친환경농업팀의 병해충 관리 기술도 눈에 띈다. 기후변화와 온난화로 병해충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병해충 관리는 친환경농업 확산에 무엇보다 우선한다. 식물추출물 등 천연성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유기농업자재 ‘오페라’를 자체 개발하여 특허출원과 기술이전을 추진하였다. ‘오페라’는 사과의 주요 병해충인 겹무늬썩음병, 탄저병 등을 방제할 목적으로 개발하였지만, 사과 병해충 이외 박과류 흰가루병, 딸기 잿빛곰팡이병, 양파 노균병 등 곰팡이병의 예방과 관리에 효과적임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또한, 병해충에 매우 취약한 배추의 친환경 생산을 위해 뿌리혹병 억제 미생물과 바이오차를 결합하여 만든 뿌리혹병 방제재는 배추뿌리혹병 방제 효과가 약 58%로 높아, 올해 이 결과를 특허출원하고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시범사업 등을 통해 보급할 계획이다.
더불어, 농업 분야에 유용한 미생물 자원을 개발하고 시군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하여 현장 실증, 현장 보급한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Arthrobacter globiformis(토마토 생육을 촉진하는 미생물), Rhodobacter capsulatus(식물생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미생물) 등 4종의 미생물을 개발하였다. 이 중 2종은 특허 균주로 기탁하였고, 시군농업기술센터의 미생물배양시설을 활용하여 농가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Rhodobacter capsulatus는 주민참여사업에 활용하여 경기도 내 5개 시군 25개 농가에서 실증연구를 진행 중이다. 친환경농업연구팀은 유용미생물 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보유한 미생물 원균의 품질관리, 담당자 기술교육 등 미생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보급에도 함께 뛰고 있다.
지금 우리는 사과 하나에 한 끼 식사에 상당하는 금액을 주고 사 먹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가속화가 멈추지 않는 한, 식량 위기와 농산물 가격 급등은 계속될 것이다. 반딧불이가 돌아오고 생태계 조화를 바탕으로 하는 자연농법의 전환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경기도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연구팀이 선도하고 있고, 선도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의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