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
블루오션 될 수 있다!

벼농사의 미래를 믿고 길을 찾는,
김창민 대들보 농장 대표

경기 인근에서 오롯이 벼농사만 짓는 젊은이는 드물다.
그 가운데 경기 포천의 김창민 씨는 벼농사가 단순히 전통 산업을 뛰어넘어
미래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 확신하며, 묵묵히 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 백연선 자유기고가 / 사진. 최충식

“쌀은 우리 생명의 근원입니다. 벼농사를 짓는 것은 그 근본을 지키는 것과 같습니다.” 쌀이 우리나라 식량자원의 근본임을 믿고 10년째 묵묵히 벼농사를 지어오는 청년이 있다. 올해 32세의 청년농부 김창민 씨가 그 주인공이다.

친구들과 함께 찾은 농업의 비전

김창민 씨를 만난 건 의정부시 외곽에 자리한 용현동 일대 수천 평이 넘는 그의 논에서였다. 커다란 트랙터를 몰고 새벽같이 포천에 있는 집을 나서 논을 찾았다는 창민 씨는 누렇게 익은 벼를 수확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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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창민 씨에게 농부의 길을 걷겠다는 생각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의 부친 김준영 씨(58)는 30년 넘게 벼농사를 지어온 전문 농업인으로, 김창민 씨 또한 부친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 그렇게 그는 여주농업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낯선 환경 속에서 자신의 미래가 농업에만 갇힐 것이라는 생각에 큰 회의를 느꼈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만난 친구들과의 교류가 그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같은 꿈을 지닌 친구들의 격려 속에서 김창민 씨는 농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품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한국농수산대학 식량작물학과에 진학해 벼농사를 체계적으로 배워나갔다. 그렇게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자연스럽게 벼농사에 뛰어들었고, 10년이 흐른 지금 그는 부친과 함께 포천과 의정부, 강원도 철원 일대 6만 평 규모의 논에서 벼를 재배하고 있다.

김창민 씨는 젊은 세대답게 농기계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다. 농사를 제대로 짓기 위해 콤바인이며 트랙터, 이앙기 등 관련 농기계 다루는 법을 모두 섭렵했고, 2021년에는 드론 자격증까지 취득해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김창민 씨는 이러한 기술을 십분 활용해 인근 농업인들에게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며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제 농사를 제대로 지으려면 기계화는 필수”라며 “드론같은 첨단 장비를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김창민 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9월 중순부터 시작된 벼 수확이 10월 중순까지 계속되고 있는 데다, 30만 평이 넘는 농작업을 대행하려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아울러 벼 수확이 끝나는 10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은 3,000평 규모의 밭에 심은 콩도 수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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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부로서 만들어가는 미래

이렇게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김창민 씨는 벼농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를 후회하거나,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먹거리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경제적인 독립으로 이어져, 5년 전 부친으로부터 독립해 철원 일대 1만 2,000평의 논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벼농사로 6,000만 원, 농작업 대행으로 1,200만 원, 콩 농사로 500만 원 등 해마다 8,000만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청년농부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물론 어려움도 없지 않다. 매출이 8,000만 원이 넘어도 경영비 등을 제하고 나면 손에 남는 것이 별로 없는 데다, 내년 의정부 일대 2만 평 농지가 택지로 개발되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 봄에는 새로운 농지를 찾아야 하지만, 그는 결코 벼농사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벼농사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소득을 안정화하기 위해 벼농사 규모를 10만 평까지 늘리고,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사람 손이 필요치 않은 농사를 짓는 게 꿈이라는 김창민 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쌀은 그저 식량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제가 끝까지 버틴다면, 벼농사는 큰 기회가 될 거라고 믿어요. 벼농사가 블루오션이라는 것을 제가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만들어갈 벼농사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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