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날려줄 연꽃의 향연

2024 연꽃, 수련 문화제

한낮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연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이맘때면 국내에서 가장 큰 연꽃 정원으로 알려진 경기도 양평 한강 변의 세미원에도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늘어난다. 10월 말까지 연꽃을 소재로 한 문화제가 진행되는 까닭이다. 세미원의 ‘2024 연꽃, 수련 문화제’를 미리 둘러봤다.

한현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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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수련, 그 주인공은 누구?

세미원의 ‘2024 연꽃, 수련 문화제’는 엄밀히 따지면 주인공이 어떤 꽃이냐에 따라서 기간을 달리해 3부분으로 진행된다. 먼저 8월 15일까지는 일반적인 ‘연꽃’이 주인공인 <연꽃문화제>가 매일 오전 9시부터 야간인 저녁 9시까지 방문객을 맞이한다. 연꽃은 보통은 물표면 위에 우뚝 솟아 피기 때문에 연잎이 물에 젖지 않는다. 잎은 둥근 모양을 띠고 줄기에는 가시가 있는 게 특징이다.

연꽃 다음 주인공은 ‘빅토리아 수련’이다. 그래서 8월 16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리는 행사의 정식 명칭은 <빅토리아 수련문화제>로 구분된다. 이때부터는 금, 토, 일요일에만 저녁 9시까지 야간 개장이 이뤄지고, 평일엔 오후 6시면 세미원 문이 닫힌다.

빅토리아 수련은 연꽃을 포함해 가장 큰 잎과 꽃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꽃의 여왕’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특히 개화하는 동안 꽃이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하는 이색적인 모습을 뽐내기도 한다. 잎은 웬만한 어린아이가 올라탈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한다.

이어서 9월 2일부터 10월 31일까지는 ‘수련’을 중심으로 한 <수련문화제>가 진행된다.
수련은 연꽃과 달리 대게는 꽃이 수면에 붙어 있다. 또 둥근 형태의 연꽃잎과 다르게 수련잎은 몇 가닥씩 갈라져 있고, 줄기에는 가시가 없다. 수련은 한낮에도 날이 흐리면 펼친 꽃을 닫아 버린다고 한다.

10월까지 이어지는 문화제 동안 세미원의 4개 연못에서 이들 연꽃과 수련, 수생식물 등을 포함해 270여 종 식물들의 우아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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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연잎차 등 직접 만들어봐

‘2024 연꽃, 수련 문화제’ 기간 동안 세미원에선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전시와 체험 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방문객들은 연꽃문화 체험교실을 통해 손수건과 부채, 연잎차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세미원 내 연꽃박물관에선 소장 유물 및 민속자료가 상설 전시되고, 전통놀이 한마당도 매일 운영된다. 이와 함께 매주 토, 일요일에는 세미원 정문 코러스 가든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상품을 판매하는 일종의 벼룩시장인 세미마켓이 진행된다.

한편 세미원에는 항아리 모양의 분수대인 한강 청정 기원제단, 두물머리를 내려다보는 관란대(觀瀾臺), 프랑스 화가 모네의 흔적을 담은 ‘모네의 정원’, 풍류가 있는 전통 정원시설을 재현한 유상곡수, 바람의 방향을 살피는 기후관측 기구인 풍기대 등도 있다. 또 수레형 정자인 사륜정과 조선 정조 때 창덕궁 안에 있던 온실 등이 전시되어, 조상들이 자연환경을 지혜롭게 이용했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세미원 방문객들은 각종 온라인상에 ‘산책로가 잘 되어있다’, ‘볼거리가 많다’ 등의 평을 남기고 있다. 올해는 강바람과 함께 여름 더위는 덜어내고 가을 정취는 더해줄 세미원의 ‘2024 연꽃, 수련 문화제’를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 세미원은 어떤 곳?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공원으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번지에 소재하고 있다. 경기도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2004년 문을 열었고, 한강 물이 세미원 연못을 거쳐 중금속과 부유물질이 거의 제거된 뒤 팔당댐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했다. 약 6만 3,000평에 달하는 면적에는 연못 외에도 환경교육장, 신품종 시험재배단지, 연꽃박물관 등이 조성돼 있다. 2019년에는 경기도 제1호 지방정원으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