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경기농부- 관엽식물 넘어 체험농업의 성공모델 되겠다 / 20종 넘는 관엽식물 재배하는, 김경태 청암농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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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종 넘는 관엽식물 재배하는, 김경태 청암농원 대표사계절 내내 푸르름을 즐길 수 있고, 공기를 쾌적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관엽식물 재배에 인생을 건 남자가 있다. 그는 바로 청암농업의 김경태 대표다. 10여 년이 넘게 관엽식물을 키워온 김경태 대표는 최근 체험농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글. 백연선 자유기고가 / 사진. 최충식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의 청암농원. 길가와 접한 9,900㎡(3,000여 평) 규모의 시설 하우스에 들어서자, 해피트리, 벵갈고무나무, 녹보수, 크로톤, 떡갈고무나무 등 수 미터가 넘는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마치 동남아 열대우림을 연상케 한다. 잠시만 서 있어도 후끈한 열기가 올라와 하우스 밖의 영하권 날씨를 무색하게 하는 이곳은 김경태 대표(47)가 꿈을 펼치는 영농 현장이다. 태양광 설비 엔지니어로 식물 재배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던 김경태 대표가 부친 김종완 씨(76)의 뒤를 이어 관엽식물 농사에 뛰어든 건 지난 2009년도의 일이다. 부친 김종완 씨는 30년간 한길을 걸으며 관엽식물로 일가를 이룬 관엽 농사의 달인이다. “입사 3~4년 차가 되면서 일이 재미없어졌어요. 비전도 없어 보였고요. 그렇게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즈음 아버지 농장이 개발되며 터전을 옮겨야 했어요. 그때 아버지께서는 이참에 힘든 농사일을 접어야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왠지 서운했어요. 그래서 제가 한번 맡아서 해보겠다고 나섰죠.” 그렇게 서울 서초구 우면동을 떠나 새롭게 정착한 곳이 지금의 용인시 원삼면 두창리다. ![]() 태양광 설비 엔지니어에서 관엽식물 농장주로의 변신두창리에 둥지를 틀면서 김경태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운이 좋았는지 당시 관엽식물을 키우는 일은 순탄하게 이어졌다. 관엽식물의 수요가 늘면서 관엽 농사로만 한 해 1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을 정도. 하지만 이도 잠시, 몇 년이 지나면서 농사일이 생각만큼 재밌지 않았다. “열심히 하면 금방이라도 뭐가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농장주의 꿈은 멀어져만 갔고, 손에 잡히는 것도 없었죠. 아버지 밑에서 돈 받고 일하다 보니 월급쟁이 생활과 다를 바 없었죠. ‘이 길이 맞나?’ 하며 농사에 회의가 들기 시작했어요.” 홀로 마음고생하며 방황하던 그때, 그를 일으켜 세운 건 다름 아닌 부친 김종완 씨였다. 아버지가 하우스 한쪽 1,980㎡(600평)의 밭을 그에게 떼어주며 그동안 눈여겨봤던 <안스리움>을 독자적으로 한번 키워보라고 권유하며 나섰다. 그것이 지난 2011년의 일이다. 자신이 온전히 책임질 일이 생기자 김경태 대표는 점차 슬럼프에서 벗어났고, 신바람을 내며 농사일을 해나갈 수 있었다. 안스리움에 대한 부친 김종완 씨의 예측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안스리움은 꽃과 이파리 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데다, 작고 아담해 키우기 쉽고 특히 연중재배가 가능해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왔던 것. 그리하여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농사를 짓기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1만 890㎡(3,300평) 규모의 김경태 대표의 농장은 4,620㎡(1,400평)의 관엽식물과 6,270㎡(1,900평)의 안스리움이 앞다퉈 자라고 있어 사계절 중간도매상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자연스레 농장의 명성으로 이어져 김경태 대표는 2022년 7월에 이달의 새농민상을 받고, 2023년에는 경기도농업전문경영인으로 선정되며 명실상부한 관엽재배 농업인으로 우뚝 섰다. ![]() 관엽·안스리움 단순 재배에서 벗어나 귤 등 사계절 체험농장으로‘성공한 2세 농업인’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김경태 대표도 요즘 작목전환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월급쟁이로 살 때보다는 낫지만 최근 내수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관엽식물 수요가 크게 줄어 경영비를 제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어서다. 이런 상황은 안스리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경태 대표가 지난 2020년 3,960㎡(약 1,200평)의 부지에 부인 한수정 씨(46)와 함께 귤과 황금향을 식재해 체험농장 <해피트리>를 조성한 것도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고육책의 하나다. 다행히 체험농장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 지난해 4개월 동안 160가족이 다녀가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에 체험농장의 가능성을 본 김경태 대표 부부는 조만간 11월~5월 수확 체험이 가능한 딸기를 가져와 농장에 심을 계획이다. “주 작목인 관엽식물과 안스리움은 계속 재배하되 상황에 따라 새로운 작목을 도입하려고 해요. 이제 농업도 취할 땐 취하고 버릴 땐 버리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씩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이젠 관엽식물처럼 체험농장으로도 성공한 농업인이 되고 싶습니다.” 김경태 대표의 성장이 또다시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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