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포커스 –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 저감 기술 연구로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는 경기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기후환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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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경기도만 해도 최근 7년(2015~2021년) 평균기온은 13.1℃로, 1980년대에 비해 2℃ 상승했다. 이른 모내기를 했다가 봄철 냉해를 입어 분얼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평택, 광주, 여주, 안성 등 경기도 내 30개 농가는 감귤을 재배 중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기후환경팀은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적응하는 기술을 연구하며 지속가능한 농업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글 임영현 기자, 사진 김효술 작가 경기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3.4% 차지하는 농업![]() ![]() 농경지토양을 분석하고 있는 소호섭 기후환경팀장 기후위기 또는 기후재난으로도 불리는 기후변화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그리고 폭염, 폭우, 가뭄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을 의미한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의 주원인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다. 농업 분야 역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농업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중 27.1%는 벼를 재배할 때 나오고, 농경지 토양 26.6%, 가축분뇨 처리 23.7%, 장내 발효 22.5%, 볏짚 같은 작물잔사 소각 0.1%로 뒤를 잇는다. 경기도 농업만 따져보면, 2018년 기준 경기도 온실가스 배출량의 3.4%를 농업이 차지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경기도 농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데 필요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특히 2021년에 경기도 농업 분야 탄소중립 추진 TF팀을 구성해 온실가스 저감, 저탄소 농업, 에너지 절감 등을 연구·개발하고 관련 기술을 보급하는 업무를 추진해 오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환경농업연구과 기후환경팀은 ‘친환경 농업기술 개발로 살아있는 농촌,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는 연구 목표 아래, 도내 농경지 농업환경 변동조사 및 DB 구축, 지속가능 환경보전형 토양관리 기술 개발, 기후변화 대응 농경지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개발, 농경지 토양탄소 저장 및 가축분퇴비 이용 기술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아산화질소 배출량) 개발 성과![]() ![]() 소호섭 기후환경팀장은 2023년 기후환경팀의 핵심 성과로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아산화질소 배출량) 개발과 경기도형 경축순환농업 추진 (6개 시·군 894㏊)을 꼽았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란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기 위한 나라마다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환경팀은 우리나라 중부지역에서 벼를 재배할 때 질소 표준시비량 대비 2배의 시비를 하면 온실가스의 일종인 아산화질소가 204% 발생한다는 결과를 얻어 질소 투입량과 아산화질소 배출량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아산화질소 배출량은 검증 과정을 거친 후 2023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로 승인받을 계획이다. 또한, 기후환경팀은 농축산 부산물을 농업에 재사용하고,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경기도형 경축순환농업을 확산하고 있다. 도내 축산농가에서 한 해 동안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967만 톤에 이르지만, 35%만이 퇴비로 활용돼 왔다. 기후환경팀은 우분으로 만든 퇴비를 염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료가 필요한 논에 뿌리는 방법으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1,193㏊에 우분퇴비 1만 4,316톤 살포라는 성과를 거뒀다. 2024년에 기후환경팀은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우분 바이오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바이오차(biochar)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차콜(charcoal)의 합성어로 탄소를 농경지에 저장하면서 토양개량제로 사용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분 바이오차를 생산해 탄소 저장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상추나 배추 같은 농작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논바닥을 고르거나 흙덩이를 부수는 써레질 없이(무써레질) 이앙(모내기)하는 방식으로 벼를 재배했을 때 온실가스 배출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연구해 아산화질소 배출량에 이은 또 하나의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개발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경기 남부지역은 모내기 늦게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 도출![]() 소호섭 팀장(중앙)과 기후환경팀원들 농업은 다른 분야보다 기후변화에 민감하고 취약하다.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모내기 시기가 빨라졌고, 이에 따라 개화기를 맞는 8월 20일쯤은 기온이 가장 높아 쌀 품질과 수량이 크게 떨어진다. 봄철 냉해를 입어 벼의 분얼이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기후환경팀은 3년 동안 수원, 화성, 연천 등 도내 3곳에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경기 남부 지역의 경우 추석 이전에 추수하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내기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함께 농업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농민들이 온실가스 배출 절감을 위해 신경 써야 하는 부분도 늘어났다. 예를 들어 벼농사 시 중간낙수 후 논물을 2~5cm 정도로 낮게 유지하면, 유기물이 물속에서 분해될 때 나오는 메탄을 줄일 수 있다.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과 함께 6대 온실가스에 속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에 이어 지구온난화에 두 번째로 영향을 끼치는 물질. 논물을 오랫동안 많이 가둬둘수록 메탄 발생량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농가에서 논물을 얕게 관리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아직 농가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에 동참하면서도 확실하게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기후환경팀은 농업인이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저탄소 농업기술을 개발해 경기도 농가들이 기후변화를 극복해 나가는 데 ‘슬기로움’을 더하는 연구·개발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Mini Interview 기후변화를 위협 아닌 기회로 만들기 위해 연구에 매진![]() 주옥정 농업연구사 주옥정 농업연구사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농경지 온실가스 저감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 농업분야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인 벼 재배지에서의 질소 시비에 따른 아산화질소 배출량을 조사, 평가해 국가 고유 배출계수를 개발했다. Q. 기후변화는 경기도 농업 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지속적인 평균기온 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폭염, 폭우 등의 기후변화 현상은 저뿐만 아니라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올해 과수농가에서는 3월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로 높아 개화가 빨랐는데, 4월 초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냉해 피해가 있었습니다. 또한, 7월 말 폭우로 농경지 침수피해를 입은 농가도 많았습니다. 한편, 온난화에 따른 아열대 작물도 도내 도입돼 이를 통한 소득화 재배기술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탄소중립과 관련해 농가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식량안보의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탄소중립, 온실가스 저감 등의 목표는 조금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농업생산활동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어려워하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논물관리, 적정 비료 시비, 농기계 에너지 절감, 환경개선 등으로 농업 생산과정 전반에 투입되는 에너지는 절감하고 작물 생산성은 유지·향상할 수 있는 저탄소 농업 실천으로 함께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각오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건강한 먹거리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돼 있습니다. 안정적 작물 생산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같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정밀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인간의 관리기술 개발의 복합체인 농업에서 복원력을 평가하고 활용기술을 개발한다면 더 이상 기후변화는 위협이 아닌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작물의 생산성 등 생태계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경기도 농업인과 미래 세대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해 책임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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